'내부정보 주고 금품' 한수원 방사선보건원 기강 해이 반복
김규환 의원 국감 자료…"복무관리시스템 개선 방안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에서 시설물 유지관리 업무 등을 담당한 직원 A씨는 처형에게 의료기기 및 시약 도소매업체를 설립하도록 조언하고 그렇게 만든 회사에 내부 정보를 줘 2013∼2015년 3년간 5억1천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A씨는 그 대가로 처형으로부터 차량 리스료를 비롯해 2천652만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 방사선보건원에서 의료기기 및 장비, 시약 등 계약 발주업무를 담당했던 직원 B씨는 구매 계획이 있는 의료 장비와 시약의 제품과 수량 등의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납품업체 대표에게 미리 알려주는 등 편의를 봐주고 2012∼2016년 총 2천600여만원의 금품을 챙겼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방사선보건원에 대한 자체 감사를 통해 2016년부터 지금까지 총 8건의 직원들의 비위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보건원은 원자력발전소 근무자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한수원 산하 조직이다.
감사 결과를 보면 방사선보건원의 한 직원은 영업사원으로 활동하는 대학 후배에게 사전에 구매계약 정보를 알려주는 등 특혜를 제공하고 수천만원의 현금을 챙겼고, 위촉연구원 채용 과정에서 이해관계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전체 비위 적발 건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2016년 직원의 금품수수 사실을 지적했는데도 2018년 비슷한 사건이 또다시 드러나는 등 복무 관리 및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감사에서 연구용으로 사용하는 시약의 재고·폐기 관리 문제점이 지적돼 관련 절차를 마련했지만, 올해 감사 과정에서 또다시 2억7천만원어치의 재고가 발생하고 관리 소홀로 유효기간이 지난 시약 13만8천701개를 폐기해 약 1억4천여만 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등 고질적인 예산 낭비 문제도 고쳐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에서 반복적으로 비위 행위가 발생한다면 근본적인 원인은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 조직 운영 시스템의 문제"라며 "더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수원은 전반적인 복무 관리시스템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 2016∼2019년 한수원 감사에 따른 방사선연구원 처분 요구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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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도 │구 분 │ 주요내용 │ 조 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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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복무 │구매업무 관련 금품수수 및 구매업무 부적정 처리│ 징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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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당 구매요청, 입찰담합 야기, 자재관리 부적정,│ 경고 │
│ │ │ 부하직원 관리감독 태만 │ │
│ │ ├───────────────────────┼─────┤
│ │ │시약 재고관리 제도 개선, 시약 폐기절차 수립, │ 개선요구 │
│ │ │계약규정 시행규칙 준수 강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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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복무 │금품 수수 │ 징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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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특정 │연구수당 지급 부적정, 채용관리 부적절 등 │감봉/경고 │
│ │ ├───────────────────────┼─────┤
│ │ │연구수당 회수 요구│ 시정 │
│ │ ├───────────────────────┼─────┤
│ │ │연구수당 지급업무 철저│ 통보 │
│ │ │연구용 자재의 구매·재고관리 철저 │ │
│ │ │학회 등 참석인원관리 철저 │ │
│ │ ├───────────────────────┼─────┤
│ │ │위촉연구원 관리내칙 개선 │ 개선 │
│ │ │위촉연구원 정원 제한규정 마련 │ │
│ │ │위촉연구원의 통합사용계획 수립 등 적정성 검토 │ │
│ │ │연구수당 지급기준 통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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