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 사과…"고위험 상품 가입에 본점 승인 추가"
금감원 합동검사서 심의 부실·불완전판매 적발
국민은행도 "투자상품 판매 심의 절차 강화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한혜원 기자 =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로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은 하나은행이 소비자 보호 소홀에 사과하고 대책을 내놨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DLF 손실로 손님들께 고통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분쟁 조정 절차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무엇보다 손님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DLF 합동검사 결과를 보면 하나은행은 2016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설정한 DLF 753건 중에 단 6건만 상품위원회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은 DLF를 판매할 때 내부 상품(선정)위원회 심의·승인을 거쳐야 한다.
불완전판매 의심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고객 보호를 위한 제도로 본점에 '손님 투자 분석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고객이 위험상품에 가입할 때 프라이빗뱅커(PB) 등 직원이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점 승인 단계를 두겠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또 고객 자산이 고위험 상품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자 예금자산 대비 고위험 투자 상품의 투자 한도를 설정하기로 했다.
고객의 투자성향 분석이 위험등급으로 나오더라도 예금자산 중에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비중이 일정 비율을 못 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하나은행은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또 PB를 평가하는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고객 수익률 등 고객관리 비중을 기존의 2배 이상으로 올려 올해 하반기 평가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PB가 개인금융뿐 아니라 기업금융과 투자금융(IB) 등 업무에서도 전문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을 확대 실시한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투자상품 가입 관련 모든 절차를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재설계하겠다"며 "고객 성향과 투자구성을 주기적으로 관찰해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포트폴리오 조기진단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KB국민은행도 투자상품 판매의 심의 절차를 강화하고, 고객 수익률 중심으로 영업점 평가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상품 심의 절차를 3단계에서 4단계로 확대하고, 은행 내 투자상품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협의체를 신설해 판매 위험을 검토할 방침이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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