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북미 대화 중단 끝나가…러 '행동계획' 채택 기대"(종합)
아태담당 차관 모르굴로프 인터뷰…"한미에 유연한 태도 촉구"
"일본 등에 배치될 美 중·단거리 미사일 러시아 안보에 위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과 미국 간 대화 중단 사태가 조만간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당국자가 27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지역 담당 차관은 이날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 협상 추이에 "여러모로 판단컨대 북미 간 실무협상 중단 상황이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한국 측 파트너들과의 정기적 접촉 과정에서 러시아 측은 그들에게 좀 더 건설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일방적 요구에만 매달리지 말며, 공통분모를 감지하기 위해 시도하고,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라고 설득해 왔다"면서 이같이 소개했다.
모르굴로프는 이어 러시아가 올해 초부터 관련국들에 적극적으로 제안해 온 한반도 문제 해결 구상('행동 계획')이 채택되고 이행돼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올해 초부터 (2017년 로드맵에 뒤이은) 새로운 구상인,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 해결 방안을 담은 '행동계획'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면서 "여기엔 군사 분야뿐 아니라 정치·경제·인도주의 분야 등에서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관련국들이 다 함께 혹은 개별적으로 취해야 할 모든 행보가 망라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계획을 중국 측과 조율했으며 미국, 한국, 북한 대표들에게도 전달했다"면서 "모든 당사국이 이 문서를 승인함으로써 다자 협력을 위한 상시 메커니즘이 구축되고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표시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지난 2017년 제안했던 한반도 문제 해결 로드맵(3단계 해결 방안)이 부분적으로 이행됐다고 평가하면서, 그 예로 2018년부터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자제하고 있음을 들었다.
모르굴로프는 "우리 측에서는 앞으로도 한반도 주변 긴장을 완화하고 이 지역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최대한의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와 남북한 간 3자 정상회담은 현재로선 예정돼 있지 않지만 그러한 회담이 비현실적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면서 "다만 이를 위해선 필요한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2017년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적·단계적 구상을 담은 로드맵을 함께 제시하고 이의 이행을 관련국들에 촉구해 왔다.
올해부터는 이 로드맵을 발전시키고 보다 구체화한 새로운 한반도 문제 해결 구상인 행동 계획을 역시 중국과 함께 마련해 관련국들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아직 행동 계획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모르굴로프 차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일본 영토를 글로벌 미사일방어(MD)망 구축에 이용하려는 미국의 행동이 러시아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러-일) 평화조약 체결 문제 해결 모색에도 새로운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할 수 있다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발언과, 미국이 발사대 MK-41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에서 탈퇴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3일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 언론에서는 일본이나 한국, 호주가 미사일 배치 후보지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또 지난달 18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샌니콜러스섬에서 중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시험 발사했다.
이 시험에는 루마니아에 이미 전개됐고 폴란드에도 배치되고 있는 미국의 유럽 MD 시스템에 속한 발사대 MK-41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MK-41은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지상 MD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에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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