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한-러 서비스·투자 FTA 내년 타결 노력키로 러와 합의"
트루트녜프 러 부총리와 모스크바서 18차 한-러 경제공동위 개최
"내년 교역 300억달러 달성, 소재·부품 공동투자펀드 가동에도 공감"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한국과 러시아 간 서비스·투자 부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내년에 타결짓도록 노력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홍 부총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유리 트루트녜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와 제18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경제공동위)를 연 뒤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했다.
홍 부총리는 "한-러 서비스·투자 부문 FTA 협정 체결을 위한 1차 협상 회의가 지난 6월에 있었고 조만간 2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면서 "내년도에 이 분야에 대한 협상이 타결되도록 목표를 세워서 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러 수교 30주년이 되는 내년에 양국 교역을 300억 달러(지난해 약 250억 달러), 인적 교류를 100만명(지난해 약 70만명)으로 늘리기 위해 양국이 노력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또 "회담에서 (9개 분야에 걸친 한·러 경제협력 사업인) '나인브릿지'(9-Bridge) 사업들을 종합적으로 중간 점검했으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 좀 더 속도감 있게 사업을 실현해 나가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디벨로퍼 기관이 협의체를 구성해 상시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기획, 발굴, 선정하는 작업을 해나가기로 러시아 부총리와 견해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양국 간 금융협력 메커니즘 작동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 "이 분야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1단계로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 육성을 위한 공동투자펀드를 가동하기로 합의했으며, 양국이 조만간 이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한-러 양국은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 육성을 위해 각국이 5억 달러씩 총 10억 달러의 공동펀드를 조성해 협력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루트녜프 부총리도 브리핑에서 "한-러 양국 간 교역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면서 "2018년에 양국 교역이 전년도 대비 29% 성장한 250억 달러를 달성했고, 올해 7개월 동안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16% 성장한 145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에서 목표로 설정한 대로 양국 교역 규모를 내년에 300억 달러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양국 간 관광 교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4년 발효한 양국 비자 면제 협정으로 관광 교류가 2배나 늘었다"면서 "2014년에 31만명 수준이던 인적 교류가 70만명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2013년 11월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했으며 협정은 2014년 1월부터 발효했다.
홍 부총리와 트루트녜프 부총리는 이날 정오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모스크바 시내 러시아 정부 영빈관에서 단독회담과 관련 부처 대표들이 동참한 확대 회담을 잇따라 열었다.
한-러 경제공동위는 지난 1997년 시작한 두 나라 간 경제 분야 고위급 협의체로, 교역·투자, 에너지·자원, 산업·과학기술·중소벤처, 교통, 보건·의료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양국 간 종합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창구 역할을 해오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번 방러 기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레르 사장, 러시아 국영 전력회사인 로스세티(ROSSETI)의 파벨 라빈스키 사장, 러시아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최고경영자(CEO) 등 러시아 측 공기업 인사들과도 만나 남·북·러 3각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소재·부품·장비 및 정보통신기술(ICT), 4차 산업 스타트업 센터인 모스크바 스콜코보 혁신센터를 방문해 양국 간 협력·투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