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독립주의자 9명 체포…"테러 기도"
분리독립 주장 급진단체 사무실 등 대대적 수색…"폭발물 제조 가능 물질 등 압수"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스페인의 탄압…평화적으로 독립운동할 것"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경찰이 테러를 기도한 혐의로 카탈루냐 분리독립주의자 9명을 전격 체포했다.
카탈루냐 분리주의 진영에서는 스페인의 부당한 탄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EFE통신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바르셀로나 북쪽 사바델 지역에 있는 카탈루냐 분리주의단체 공화국수비위원회(CDR)의 사무실 등을 집중수색해 폭탄 제조에 쓰일 수 있는 물질과 장비들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CDR과 연계된 용의자 9명도 테러 기도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CDR은 2017년 설립돼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로 주로 카탈루냐의 독립을 주장하는 집회를 열면서 도로나 철도를 봉쇄하는 방식의 시위를 조직해왔다. 이 단체는 스페인 당국에 의해 불법단체로 규정됐다.
스페인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들이 오는 10월 1일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 2주년에 맞춰 모종의 공격을 기획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운동이 무장투쟁과는 엄격히 거리를 두고 진행돼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체포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번 체포 소식은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추진했다가 스페인 검찰에 반역죄로 기소된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전 지도부 9명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임박한 가운데 발표됐다.
스페인 검찰은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 등에게 최고 25년형의 징역을 구형한 상태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체포 소식을 듣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카탈루냐 민족주의 진영에서는 스페인의 카탈루냐에 대한 탄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킴 토라 수반은 트위터에서 "스페인의 응답은 탄압밖에 없다"고 비난하고 "그들(스페인 정부)은 또다시 폭력의 이야기를 만들려고 하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분리독립 운동은 언제나 평화적이며, 또 평화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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