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만원에 딸 강제혼사' 인륜 저버린 伊 집시남성 체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사례금을 받고 딸을 강제 결혼시키려 한 집시 출신의 비정한 아버지가 경찰에 체포됐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사 경찰은 지난 20일 집시촌에 거주하는 보스니아 국적의 45세 남성을 체포했다.
이 남성은 사촌 2명으로부터 돈을 받는 조건으로 자신의 두 딸을 강제로 결혼시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만2천유로(약 1천580만원)에 21살인 큰딸을 사촌 가운데 한명에게 넘기기로 했고, 19살인 둘째 딸도 비슷한 방식의 혼사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딸들이 이를 거부하고 원래 있던 남자친구들과 도망가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인륜을 저버린 이 사건은 문제의 남성이 가출한 딸들을 경찰에 실종 신고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이 남성은 딸들이 강제 혼사를 성사시키려는 자기 뜻을 거역한다며 감금하고 상습적으로 폭행까지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강제 결혼, 가정 폭력, 성폭행 등을 비롯한 여성 대상 범죄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새 법을 시행했다. 이번 사건은 이 법이 적용되는 첫 사례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해당 법은 최근 수년간 여성들이 전·현 남자친구나 남편으로부터 살해당하는 일이 급증하자 유사 범행을 예방하고자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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