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주 남동부 폭우로 물바다…2명 사망·1천700명 구조
불어난 물에 주민 2명 익사·감전사…인명피해 늘어날 듯
휴스턴 공항 활주로 잠겨·공립학교 휴교령…州비상사태 선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열대성 저기압 '이멜다'가 몰고 온 폭우로 미국 텍사스주 남동부 휴스턴과 인근 도시에 큰 수해가 닥쳤다.
20일(현지시간) 오전 현재까지 텍사스주 제퍼슨·해리슨 카운티 경찰국은 19세 남성과 40~50대 추정 남성 등 2명이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익사하거나 감전사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제퍼슨 카운티에 사는 19세 남성이 전날 키우던 말을 대피시키려다 물에 빠졌고 감전사한 것으로 보인다. 남성이 사망할 당시 천둥·번개가 쳤다고 가족이 전했다.
사망한 40~50대 추정 남성은 휴스턴 조지 부시 국제공항 인근에서 밴을 몰고 가다 2.5m 깊이의 물웅덩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해리스 카운티 경찰국이 전했다.
지금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2명이지만 불어난 물에 갇혀 고립돼 있다가 구조된 주민이 상당수여서 인명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주지사는 휴스턴, 보몬트 등 텍사스주 남동부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휴스턴 시 당국은 주민들에게 집안으로 물이 들어차지 않는 이상 별도의 대피 권고가 있을 때까지 외출하지 말도록 권고했다.
휴스턴과 인근 도시에서만 이날 오전까지 모두 1천700여 명의 주민이 주택·차량 등에 고립돼 있다가 헬기와 공기주입 보트 등을 동원한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이멜다가 지난 72시간 동안 몰고 온 폭우는 최고 40인치(1천20㎜)에 달하며, 이는 2년 전인 2017년 8월 말 휴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수해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재난당국은 밝혔다.
허리케인 '하비'는 휴스턴에 최고 60인치(1천520㎜)의 '물폭탄'을 쏟아부어 시가지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으며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바 있다.
휴스턴과 인근 도시 보몬트를 잇는 10번 주간(州間) 고속도로는 교량 파손으로 양 방향으로 폐쇄된 상태다. 텍사스주 교통국은 하루 평균 12만 대가 넘는 차량이 지나는 고속도로가 끊겼다고 말했다.
휴스턴 조지 부시 국제공항에서는 활주로가 물에 잠겨 항공기 900여 편이 결항했다.
휴스턴 공립 통합교육구는 시내 주요 공립학교에 대해 20일 하루 휴교령을 내렸다.
휴스턴에서 동쪽으로 95㎞ 떨어진 소도시 위니에서는 병원 환자들이 불어난 물로 인해 대피했다.
앞서 휴스턴 일대에선 지역 방송국에도 물이 들어차 방송사 스태프들이 뉴스를 진행하다 말고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휴스턴을 중심으로 내리던 폭우가 19일 자정을 기해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잦아들기 시작했다면서 대신 텍사스주 동쪽에 접해있는 루이지애나주로 비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만(灣)에서 발달해 텍사스주로 상륙한 열대성 저기압 '이멜다'는 매우 느린 속도로 북동진하며 북상하고 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