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하다", "아니다"…이란 대응 놓고 논쟁 벌인 트럼프-최측근
NYT "공화당 내 개입주의 매파와 고립주의 전쟁 비판론자 분열 반영"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이란 문제 대응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최측근 중 한 명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17일(현지시간) 논쟁을 벌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포문을 연 것은 공화당 내 매파로 꼽히는 그레이엄 의원이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군 드론(무인기) 격추에 관한 대통령의 신중한 대응은 분명히 이란에 나약함의 표시로 읽혔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이란의 미군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을 준비했다가 대량 인명 피해를 우려해 직전에 취소한 것을 가리킨 언급이다.
그레이엄 의원의 트윗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결정으로 이란이 벌칙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할 수 있다고 믿게 됐다는 지적을 한 것이라고 NYT는 해석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야 린지, 그것은 어떤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강한 신호였다"며 반박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선거자금 모금 행사 참석을 위해 캘리포니아를 방문 중이었다.
이날 논쟁과 관련해 NYT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 직후 적대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발언이 차분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트워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과 관련해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며 군사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전쟁을 서두르지 않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이번 공격의 배후가 이란이라고 결론을 내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언급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전용기(공군 1호기)에서 기자들에게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그 이후에 만날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레이엄 의원 사이의 의견 차이는 공화당 내 개입주의 매파와 고립주의 전쟁 비판론자 사이의 큰 분열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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