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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딥러닝 기술로 18개월 후 엘니뇨 발생 예측한다"
전남대 함유근 교수 "딥러닝으로 기후예측 성능 획기적 향상"…'네이처'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국'을 펼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에 적용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해 1년반 후의 엘니뇨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함유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9일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엘니뇨의 발생 여부와 강도, 발생 위치까지 18개월 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딥러닝은 기계학습(머신러닝)의 일종으로, 인공지능이 주어진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토대로 예측 및 판단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학습 방법을 뜻한다.
엘니뇨는 태평양 동부 또는 중부의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진 상태로 수개월 지속되는 현상으로, 폭염과 강추위 등 세계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졌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기상 이변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이를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
연구진은 '알파고 대국' 이후 딥러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이 기법을 기후 예측 모형에 적용해 왔다. 이런 연구의 일환으로 이번에는 딥러닝 중 '합성곱 신경망 기법'(CNN :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응용해 엘니뇨 예측 모형을 개발했다. 알고리즘의 학습에는 20세기 대기-해양 접합 모형 시뮬레이션 결과와 1871년부터 1973년까지의 관측 자료를 썼다.
1984년부터 2017년까지의 자료를 이용해 예측성을 검증한 결과, 새 모형은 다른 기관에서 개발된 엘니뇨 예측 시스템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6~9개월 전에 엘니뇨 발달 여부를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지만, 새 모형은 18개월 전에 예측하는 게 가능했다.
연구진은 "엘니뇨는 전 지구적인 기후 요동을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기후 변동"이라며 "엘니뇨의 예측 성능이 1년 미만에서 18개월로 늘어나면 엘니뇨로 인해 발생하는 전 세계적인 곡물 가격 변동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새 모형은 또 엘니뇨가 발생하는 위치가 태평양 동부인지 또는 중부인지 구분해 예측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태평양 중부 엘니뇨가, 2000년대 이전에는 태평양 동부 엘니뇨가 자주 발생했는데, 두 엘니뇨는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둘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함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딥러닝 기법을 통해 기후 예측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사례"라며 "향후 엘니뇨 현상뿐 아니라 다양한 기후 현상의 예측 성능 향상을 위해 인공 지능 기법이 도입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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