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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형은행, '계좌 유지 수수료' 도입 검토
예금 금리도 '마이너스 시대' 본격 열릴 듯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의 5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신탁은행이 예금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은행의 하시모토 마사루(橋本勝) 사장은 18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이 추가 금융완화 조치로 민간은행에서 돈을 맡길 때 연 0.1%의 수수료를 떼는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할 경우 계좌유지 관리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예금자가 부담토록 하는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18~19일 금융정책결정 회의를 열고 추가적인 금융 완화 대책을 논의한다.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2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현행 -0.4%에서 -0.5%로 내리는 마이너스 금리 확대를 결정한 것에 대해 일본은행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은 2016년 단기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내리고 일반은행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당좌예금의 일부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단기 금리를 지표로 삼는 주요 은행의 보통예금 금리는 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계좌유지 수수료를 도입하면 예금상품 금리는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제로 수준의 바닥 금리에서 계좌유지 수수료를 내게 되면 예금을 해도 수익을 볼 수 없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하시모토 사장은 계좌 유지 수수료에 대해 "은행업계 전체가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라며 "마이너스 금리가 확대될 경우 우리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의 버블 붕괴기를 거치면서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해 제도로 정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 은행업계는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초저금리 환경이 장기화하면서 예대마진(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이 축소돼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하시모토 사장이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을 언급한 배경에는 저금리와 인구 감소로 기존 수익 모델을 유지할 수 없게 된 일본 은행업계의 절박감이 있다.
일본에서는 리소나은행이 2년 이상 입출금이 없는 잔액 1만엔 미만의 계좌에서 연간 1천200엔의 수수료를 거두는 사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계좌유지 수수료를 부과하는 곳은 아직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짜이던 '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업무'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본 은행권에서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케이는 스즈키 히토시 일본은행 금융정책위원의 말을 인용해 "대출 금리가 더 떨어지면 수익 하락 압력을 견디지 못한 금융기관이 예금에 관리 명목의 수수료를 부과해 실질적인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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