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줄이고 귀화자 병역 의무화하나…추가 인구정책 '초읽기'
임용 인원 축소에 교대·사범대 정원 감축 방안 등 담길 가능성
전환·대체복무 감축할 수도…내달까지 정책과제 줄줄이 발표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정부가 18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안'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범정부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가 논의한 4대 분야 20개 정책과제 중 1개 분야 3개 과제만 발표했기 때문이다.
'교원 수급 조정', '군인력 획득체계 개선', '주택정책 방향 전환' 등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정책이 앞으로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윤곽만 공개한 나머지 정책을 내달까지 발표한 뒤 단·중·장기 과제로 나눠 추진하는 한편, 올 4분기에는 2기 인구정책 TF에서 인구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대응 방안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다.
◇ 내달까지 17개 추가 정책과제 발표…'뜨거운 감자' 될 듯
정부가 이날 일부만 공개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안의 전체 골격은 4대 핵심전략과 20개 정책과제다.
이날 세부 내용을 발표한 '생산연령인구 확충' 분야 외에도 ▲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 고령인구 증가 대응 ▲ 복지지출 증가 관리 등 3대 분야의 17개 세부 정책과제는 제목 정도만 공개됐다.
비록 윤곽만 나왔지만, 특히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분야에서 눈길이 가는 정책이 적지 않다.
'교원수급 조정 및 학교시설 복합화' 정책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수급 기준과 교원 양성 규모를 재검토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저출산으로 초·중·고교생이 감소하며 교육 수요가 줄어드는 점을 반영해 교원 수급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교사 임용 인원을 줄이고, 교대·사범대 정원도 감축하는 방안이 담길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2030년까지 임용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공립초ㆍ중ㆍ고교 교사 수를 줄이는 내용의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을 작년 내놓았는데, 당시에도 교원단체나 교대·사범대생의 반발이 있었기 때문에 역시 '뜨거운 감자'가 될 여지가 있다.
'간부 중심의 병력구조 정예화', '군인력 획득체계 개선'도 담기는 내용에 따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
정부는 입대 연령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에 의경·해경·소방 등 전환복무와 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 등 대체복무의 적정 수준 검토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전환·대체복무 규모를 줄이는 대신 '현역병'을 늘리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군 활용 확대 방안 모색, 부사관 임용제도 개편, 귀화자 병역 의무화 등의 논의 결과도 들어간다.
정부는 여성 징병제 도입이나 모병제 전환은 이번 정책에 담기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군역의 방향성이 크게 전환하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기에 적지 않은 논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정책 방향 전환', '인구구조를 반영한 도시공간 조성' 등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변화를 고려한 주택 수요 재전망', '고령자 거주 비중이 높은 다가구·다세대 및 연립주택에 대한 건축기준 강화' 등이 담길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의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정책 수준에 따라 의도하지 않은 '신호'로 작용해 예상치 못한 영향이 초래될 우려도 있다.
복지지출 증가를 관리하기 위한 노인 기준연령의 장기적 조정 방향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사실상 현재 65세인 노인 기준연령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의미로, 연금 수령 시점이 뒤로 미뤄지는 등의 불이익을 받는 계층이 있을 수 있어 소득 공백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 4분기 중 2기 인구정책 TF 논의 시작…"국민 생활 밀접 분야가 대상"
정부는 이 밖에 추가 발표에서 지역공동화 대응을 위한 국민생활 최소수준 공공·생활서비스, 고령친화 신산업 창출 전략 수립, 주택연금 가입조건 완화, 퇴직·개인연금 개선, 장기요양보험 재정안정화 방안 등을 담기로 했다.
이러한 17개 정책과제를 내달까지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순차적으로 상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오늘 발표하지 않은 정책과제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되며, 발표만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발표한 정책은 시급성·중요성·수용성 등을 고려해 단기(내년)·중기(현 정부 임기)·장기(다음 정부) 과제로 나눠 추진 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다.
계획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세부 추진 과제별 실행계획을 세우고, 주기적으로 과제의 이행 실적을 점검할 예정이다. 재원은 내년 예산부터 반영해 뒷받침한다.
아울러 고령친화신산업 육성, 교원수급 조정, 고령자 맞춤형 주거 지원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한 중장기 과제는 구체화되는 대로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상정해 논의한다.
범정부 인구정책 발굴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정부는 1기 TF에서 논의하지 못한 과제나 국민 생활에 더 밀접한 분야에 관해 올해 4분기 중으로 2기 인구정책 TF를 구성해 논의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등 국책연구 기관의 연구 결과, 전문가 간담회, 부처 협의 등을 통해 과제를 확정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한 합계출산율 1 미만 초저출산 국가이며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과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중대한 문제로,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대응 전략과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2vs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