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를 사하소서" 러 사제들, 공중서 70ℓ 성수 뿌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러시아 정교회 사제들이 알코올 중독과 혼외정사라는 '죄악'에서 주민들을 구하겠다며 경비행기를 타고 성수 70ℓ를 도시 위에서 뿌렸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사바 주교와 티베르 지역 사제 3명은 러시아에서 '절주일'로 기념하는 이달 11일 티베르 상공에서 성수를 살포했다.
41만 5천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티베르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110마일(177㎞)가량 떨어진 도시다.
비행기에 탄 사제들은 성상을 들고 기도문을 외우면서 큰 물통에 담겨 있던 성수를 성배에 옮겨 담아 도시 위로 뿌렸다.
고랴체바 신부는 "모든 병은 바이러스가 옮긴다. 그 바이러스는 악령이다. 결국 모든 병은 정신의 질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행사를 조롱한 사람들을 향해서는 "뭘 보고 비웃는가"라며 "우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치유하고 술과 마약, 간통을 멈출 수 있게 도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러시아 정교회가 남부 크라스노다르에서 연간 50만명의 상업용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한 이튿날 이 행사가 열렸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1인당 술 소비량이 많은 국가 순위에서 늘 상위권에 오르는 러시아에서는 알코올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에는 7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7% 증가한 5천500여명이 알코올 중독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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