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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깨지는 LG TV"·"별 안보이는 삼성TV"…8K '이전투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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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깨지는 LG TV"·"별 안보이는 삼성TV"…8K '이전투구'(종합)
LG '2차 공격'에 삼성도 '맞대응'…같은날 언론 대상 '비교 시연' 행사
"중국·일본 맹추격하는데 '아군에 총쏘기' 할 때냐"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김영신 최재서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8K TV 기술을 놓고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이달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19'에서 한차례 '원정 기싸움'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에서 같은 날 시차를 두고 언론 설명회를 잇따라 열어 노골적인 '상호비방'에 나선 것이다.

특히 두 회사는 약속이나 한 듯 비교 시연을 통해 상대측 TV 기술을 경쟁적으로 깎아내리면서 '진흙탕 싸움' 비판을 함께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에도 LG전자가 '선공'에 나섰다. IFA에서 '원정 기습'을 감행한 데 이어 공격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LG전자는 17일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한 '디스플레이 기술 설명회'에서 삼성 QLED 8K TV와 LG 올레드 4K TV를 나란히 들고 나와 화질을 비교한 것은 물론 삼성 TV를 부품별로 분해해 전시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선 삼성 8K TV를 통해 밤하늘 영상을 보여주면서 "별빛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한 뒤 화질 선명도(CM) 값이 국제표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TV를 해체해서 보여준 것은 QLED TV가 '퀀텀닷(QD) 필름을 추가한 LCD TV 일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라고 했다.
앞서 LG전자는 이달초 IFA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 TV는) 픽셀 수로는 8K가 맞지만 해상도 기준으로는 8K가 아니다"라면서 이례적으로 삼성전자를 직접 거명하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HE(홈엔터테인먼트) 연구소장 남호준 전무는 '허위광고로 (삼성전자를) 제소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고, 제소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LG전자의 설명회에 이어 삼성전자도 이날 오후 서초구 서울R&D캠퍼스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의 용석우 상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LG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달초 IFA에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렇게 하라고 해라"(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한종희 사장)라며 '무시' 전략을 구사했지만 맞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확전에 나선 셈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측이 강조하는 화질 선명도(CM)에 대해 8K 기술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잣대가 될 수 없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회사측은 "화질 선명도(CM)는 1927년에 발표된 개념으로, 초고해상도 컬러디스플레이의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도 지난 2016년 이를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 QLED 8K TV는 국제표준기구(ISO)가 규정한 해상도 기준을 충족할 뿐만 아니라 독일 화질 인증기관 VDE의 인증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시연을 통해 LG 8K 올레드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8K 이미지 파일과 8K 동영상을 띄운 결과 글씨가 뭉개지거나 화면이 깨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두 회사가 8K 기술을 놓고 '상호비방'에 열을 올리는 것은 8K 주도권 선점이 향후 글로벌 TV 시장의 패권 장악을 위한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8K TV 시장이 당분간 급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는 데다 업스케일링(4K 이하 콘텐츠를 8K 화면으로 전환) 기술이 활성화하면서 '8K 대세론'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일본 업체들의 맹추격으로 글로벌 TV 업계에서 한국의 '아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두 업체가 '상호비방'에 나선 데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와 주요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산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군에 총질'하는 격"이라면서 "두 업체가 서로 약점을 부각시키면 결국 중국과 일본 업체들에 '어부지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 업체의 경쟁이 향후 8K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내놨다.
hum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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