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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원유펌프 멈춘 무인기 어디서 날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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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원유펌프 멈춘 무인기 어디서 날아왔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핵심 석유시설을 타격해 산유량의 절반을 마비시킨 무인기 편대의 공격 주체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14일(현지시간) 새벽 4시께 이 공격이 벌어진 뒤 약 7시간 뒤 예멘 반군은 자신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표적과 무인기의 규모(10대)를 특정해 공격 주체를 자임했다.
예멘 반군은 사우디 영공으로 무인기를 빈번하게 침투시켜 폭격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들의 주장은 별다를 게 없다.
그러나 예멘 반군의 무인기 기지가 있는 예멘 북부와 공격을 당한 사우디 아브카이크 석유시설 단지의 거리가 어림잡아 1천㎞였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일부 중동언론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의 원점은 예멘 반군이 아니라 더 가까운 이라크나 이란 쪽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예멘 반군이 최근 무인기 기술에 집중해 기능을 향상했지만 10대나 되는 편대가 정교하게 공격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이라크 남부에서 아브카이크 단지는 500㎞, 이란 국경선과는 폭 200㎞ 남짓인 걸프 해역을 마주 본다.
특히 이라크 남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이 큰 곳으로 친이란 민병대와 무장조직의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공격 원점을 둘러싼 의문을 거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이번 공격이 예멘에서 비롯됐다는 증거는 없다"라며 "긴장 완화를 요청했는데도 이란이 세계 원유 공급망을 전례 없이 직접 공격했다"라고 주장했다.
예멘 반군을 통한 '대리 공격'이 아니라 이란의 '직접 공격'을 지목한 것이다.
미국 CNN방송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초기 정보로는 이라크에서 공격이 시작된 것 같다. 이란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이라크 남부는 이번에 공격받은 지점까지 거리가 예멘보다 가깝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예멘 반군은 지잔, 나르잔 등 예멘과 가까운 사우디 국경지대뿐 아니라 꽤 먼 거리까지 무인기로 공격한 전력이 있다.
예멘 반군은 지난해 7, 8, 9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국제공항을 자체 개발한 무인기 '삼마드-1'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공항은 예멘 국경선에서 약 1천200㎞ 거리다.
UAE 정부는 공격받은 적이 없다고 세 차례 모두 부인했으나 반군 측은 사진을 제시하면서 반박했다. 사진의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이 예멘 반군에 미사일과 무인기 기술을 전수한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한다.
무인기에 적재하는 폭발물을 줄이고 연료량을 늘이면 작전 반경이 길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예멘 반군의 무인기 기술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만큼 이번처럼 정확한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장거리 작전을 위해 적재 폭발물을 줄였기 때문에 1∼2대가 아닌 10대가 한꺼번에 투입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공격을 직접 저질렀다는 미국의 주장에 이란은 즉시 반박했다.
이란 외무부는 15일 낸 성명에서 "미국은 이란에 대해 '최대 압박'한다고 하더니 그게 실패하자 '최대 거짓말' 전략을 구사한다"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공격 원점으로 의심받는 이라크 역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사우디는 공격 현장에서 수거한 파편 등을 근거로 공격 주체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와 관계없이 원유 생산 중단이라는 전례없는 피해를 본 사우디로서는 공격 주체가 어느 곳인지와 관계없이 국가의 핵심시설이 대당 1만5천 달러 정도로 추산되는 저가 무인기에 무방비로 폭격당하는 취약성이 드러나게 됐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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