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수반, 친중파의 '시위대 보석' 비판에 자제 당부(종합)
홍콩정부, 캐리 람 '中 중앙기업 대표 비밀회동' 논란에 "사실 아냐"
(베이징·선양=연합뉴스) 김진방 차병섭 특파원 =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사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체포된 시위대의 보석 결정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친중파의 비판과 관련해 자제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리 람 행정장관을 비롯해 홍콩변호사협회와 홍콩율사회 등 법률단체는 13일 각각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캐리 람 장관은 "법치와 사법독립은 홍콩의 핵심 가치"라면서 "모두가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누구도 법관과 법원에 압력을 가하거나, 인신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홍콩변호사협회는 "사법부나 그 구성원들에 대한 공격을 개탄한다"고 비판했고, 홍콩율사회는 "사법부의 판단이 정치적 고려에 따라 이뤄진다는 근거 없는 논평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홍콩변호사협회는 "판사 등이 보석을 거부할 전반적 재량이 없다"면서 "보석 결정 절차는 정치, 국적, 성별, 인종 등 사건 외적 요소와 무관하게 구조화돼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CMP는 홍콩 법률상 피고인의 보석 권리는 도주·재범 우려나, 검사 측 증인을 협박·매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 6월 송환법 반대 시위가 본격화한 후 1천300여명이 체포됐고 이 중 최소 191명이 경찰관 공격이나 폭동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164명이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소개했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홍콩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해 "경찰이 검거하면 판사가 풀어주는" 식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 친중 단체인 '디펜드 홍콩 캠페인' 소속 약 100명은 지난 12일 집회를 열고 법관들의 보석 결정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대해 홍콩 법무부(율정사)도 성명을 내고 "일각에서 보석 결정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법 독립이 위태로워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SCMP는 덧붙였다.
홍콩 정부는 또 송환법 반대 시위가 지속하는 가운데 캐리 람 장관이 지난 11일 중국 중앙기업 대표들과 비밀회동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며 부정했다.
홍콩 행정장관 판공실은 13일 성명을 통해 "캐리 람 장관이 중국 중앙기업 대표들을 만났다는 보도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아무런 근거도 없는 보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판공실은 이어 "홍콩 행정장관은 종종 산업계 인사와 기업 대표 등을 만난다"면서 "마침 홍콩에서 제4차 일대일로 정상 포럼이 개최 중이어서 캐리 람 장관은 (중국 기업 대표 외에) 다른 국가의 대표들과도 일상적인 업무 차원에서 회동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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