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일리노이대 중국인 전 교수, 제자 성폭행 혐의 피소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중서부 명문 주립대 일리노이대학(어바나-샴페인)에 17년 이상 근무한 중국인 전 교수가 성폭력 혐의로 피소됐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일리노이대 동아시아 언어문화학부 게리 갱 수(50) 전 교수가 제자 2명과 코네티컷의 대학교수 등 모두 3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력 소송을 당했다.
수 전 교수는 제자 싱지안 선(24)을 2013년부터 2년 이상 성적으로 착취하고, 다수의 여성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은 지난 10일 연방법원 일리노이 중부지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신입생이던 2013년, 수 교수가 지위를 이용해 압력을 가하다 결국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2년에 걸친 관계는 언어적·정서적·물리적 학대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2차례 자살 시도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앨리슨 윌킨슨 변호사는 "의뢰인 선은 더이상 피해자에 머물지 않고 성폭행 생존자이자 투사가 되기 원해 소장에 익명이 아닌 본명을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수 전 교수의 혐의는 학계 내에서 서로 알고 있던 코네티컷주 웨슬리안대학의 아오 왕 교수가 작년 3월, 중국계 웹사이트 2곳에 세부 내용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수 전 교수는 중국에서 왕 교수를 상대로 명예 훼손 소송을 제기하고, 일리노이대학신문 등을 통해 혐의를 부인했다.
선은 소장에서 2015년 수 교수가 살해 위협까지 가해 학교 당국에 3번째 고발장을 냈다가 압력을 받고 철회했다고 밝혔다.
일리노이대학은 자체 조사를 통해 수 교수가 교내 지침을 어기고 제자와 관계를 맺었으며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 등을 확인했다. 결국 대학 측은 수 교수가 대학교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사임을 권고했다.
수 교수는 2016년 1월 행정휴가 처분을 받고 2018년 8월 사임했다. 그는 당시 "이 일로 인해 교수직을 박탈당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다 퇴직금 1만 달러(약 1천200만 원)를 받고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번 소송에 가담한 또다른 여성은 2013년 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싱 자오라고 보도했다. 자오는 지도교수였던 수 교수가 외모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무임금으로 일을 돕지 않을 경우 학생 비자를 취소시켜 학교와 미국에서 퇴출시키겠다는 등의 위협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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