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정전 없는 평화협상은 불가능"
미-탈레반 평화협상 좌초 분위기 속 아프간 정부 의지 강조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사실상 좌초된 가운데 아프간 대통령이 평화협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전(停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일 아프간 톨로뉴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전날 수도 카불에서 열린 군 지도자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가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아프간 정부는 평화협상을 이어갈 준비가 돼 있고 적절한 계획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 가능하고 품위 있는 평화를 선택했으며 과거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정전이 없는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프간 정부는 최근 진행된 미국과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며 직접 대화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좌초 위기를 맞자 아프간 정부가 더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미국과 탈레반은 작년 중반부터 평화협상을 벌인 끝에 이달 초 평화협정 초안 합의까지 일궈냈으나 최근 그간 성과가 무산되는 분위기다.
탈레반의 테러로 최근 아프간 현지 미군 요원이 사망하자 미국 측이 협상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비밀리에 탈레반 지도자와 가니 대통령을 각각 만나려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평화협상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9일에도 탈레반과의 협상에 대해 "내가 아는 한 그것은 죽었다(dead)"고 재확인했다.
미국과 탈레반은 아프간 내 국제 테러조직 불허 등을 조건으로 외국 주둔군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내용의 평화협정 초안에 합의했지만, 종전선언 여부, 구체적인 철군 시기와 조건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탈레반은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며 최근 정부군을 향한 공격을 강화했고, 각종 테러도 자주 일으키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5일에는 카불 외교단지 인근에서 차량 폭탄 공격을 벌여 미군 요원 1명을 포함해 1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탈레반은 그에 앞서 지난 2일에도 국제기구들이 모여있는 카불 그린빌리지 인근에서 차량 폭탄 공격을 감행, 16명이 숨지고 119명이 다쳤으며, 지난달 31일에는 북부 대도시 쿤두즈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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