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몸 낮춘 상하이 디즈니, 외부음식 반입 허용
음식물 반입 금지 정책에 1인 소송 제기 등 현지 여론 악화 고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상하이(上海)에 있는 디즈니랜드가 고객들이 외부 음식을 갖고 입장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7일 남방도시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상하이 디즈니랜드 측은 앞으로 고객의 외부 음식물 소지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그간 음료 종류를 포함해 외부 음식물 소지를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관람객들은 입장할 때 직원들에게 가방을 모두 열어 보여야 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고객 선택권을 박탈한 채 '바가지요금'을 받는다고 원성이 높았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안 매점에서는 일반 편의점에서 3위안(500원) 정도 하는 콜라 한병이 20위안에 팔린다.
미키마우스 모양의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40위안인데 한국 돈으로 7천원 가까이 된다.
디즈니랜드가 음식물 반입과 관련한 오랜 정책을 변경하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양보'를 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자칫 중국인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갈등 속에도 디즈니랜드를 찾는 중국인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중국 본토의 유일한 디즈니랜드인 상하이 디즈니랜드에는 하루 수만명의 인파가 찾아온다. 인기 놀이기구를 타려면 한두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럼에도 중국 내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인 디즈니랜드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지난 1월 중국의 한 대학생이 가방을 열어보고 음식물 반입을 금지했다면서 중국 법원에 디즈니랜드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것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이 이 소송을 크게 보도한 가운데 중국소비자협회 등도 이 대학생의 소송을 적극 지원하고 나서는 등 압박에 동참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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