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룡남 北부총리 "南이 선언 이행 안하니까 회담 할 수 있겠나"
러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서 "평양공동선언·판문점선언 이행해야" 주장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리룡남 북한 내각 부총리는 5일(현지시간) 남북 대화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 합의 사항들이 이행돼야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고 있는 '동방경제포럼'에 북한 대표단장으로 참석 중인 리 부총리는 이날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북극·극동개발부 장관, 유리 트루트녜프 부총리 등 러시아 정부 인사들과 면담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리 부총리는 포럼 참가 소감 등을 묻는 잇단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다가 '남북 회담이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작심한 듯 "남조선(한국)이 말이야 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에 명기된 사항들을 이행해야지 안 하니까 그게 할 수가 있어?"라고 반문했다.
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은 지난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회담 후 이루어진 합의를 담은 문서들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남북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남측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다시 마주 않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리 부총리는 트루트녜프 부총리 등 러시아 측과의 면담에 대해서는 "동방경제연단(동방경제포럼)이 러시아의 경제 발전과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하는 연단이 되도록 하자는데 대해 토론했다"고만 밝혔을 뿐 상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북러 간 복합물류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리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부터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코즐로프 장관, 트루트녜프 부총리 등과 잇따라 회담했다.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리 부총리는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첫날인 지난 2일에는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면담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서 "현재 북한은 경제 발전에 집중하고 있으며 (러시아) 극동 지역과 모든 분야에 걸친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면서 "건설업, 농업, 어업, 관광 등의 분야에서 연해주와의 협력 전망이 밝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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