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부룬디서 내년 대선 앞두고 '공포 분위기'" 경고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중동부 아프리카 부룬디가 내년 대선을 앞둔 가운데 인권유린 등 범죄행위가 만연해 나라가 공포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유엔 조사관들이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부룬디 조사위원회는 이날 새로운 보고서에서 현지 공권력과 여당 청년조직이 내년 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하도록 강요하며 중대한 인권 유린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그러면서 부룬디 국내에 다시 한번 잔혹 행위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경고의 사인들이 명백하다고 전했다.
부룬디는 지난 2015년 피에르 은쿠룬지자 현 대통령이 헌법에 반해 3선 도전을 선언하면서 정국이 혼란에 빠져 2년여간 1천200명 이상이 숨지고 4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유엔은 정부 소속 보안군을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했다.
은쿠룬지자는 지난해 오는 2020년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당은 아직 권력을 이양할 준비가 된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AFP는 평가했다.
유엔 조사관들은 부룬디 정부가 모든 비판의 목소리를 억압하며 평온한 듯한 환상을 연출해 내지만 나라 전체에 '공포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위원회를 이끄는 두두 디에네 위원장은 성명에서 "지금 부룬디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전했다.
여당 청년조직 임보네라쿠레는 특히 반정부 성향으로 간주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살인, 납치, 구금, 고문, 그리고 성폭행을 저질러 왔다고 조사관들은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보기관 요원들이 구금 상태인 남성과 여성들에게 성적 고문을 저지르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언론과 시민단체는 침묵을 강요당한 채 가해자들은 처벌받지 않고 있어 사법체계가 제 기능을 잃은 상태라고 조사관들은 주장했다.
부룬디 정부는 올 3월 수도 부줌부라의 유엔 인권사무소를 폐쇄했지만, 조사관들은 정권에 대한 감시 업무를 지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엔은 오는 17일 보고서가 제출되면 부룬디 조사위원회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조사관들은 이번 조사과정에서 부룬디에 입국하지 못했지만, 관련 피해자, 목격자, 가해 혐의자들로부터 확보한 1천200건 이상의 진술서를 바탕으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airtech-ken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