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 외국인 소유 상점 대거 약탈…'제노포비아' 논란(종합)
나이지리아인 상점 주요 타깃…"높은 실업률 속 외국인과 일자리 경쟁이 원인"
남아공 대통령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비판
(서울·카이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노재현 특파원 = 높은 실업률로 몸살을 앓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외국인 소유의 상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약탈 사태가 벌어졌다고 AFP·블룸버그 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태의 시발점은 전날 요하네스버그 구도심(CBD)에 있는 낡은 빌딩에서 발생해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였다.
화재로 혼란한 틈을 타 일부 시민이 인근 상점을 약탈하기 시작한 것이 폭동으로 번진 것이다.
도심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백명의 시민들은 상점들을 약탈하고 차에 불을 지르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남아공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최소 70명을 체포했다.
약탈과 방화는 요하네스버그에서만 그치지 않고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등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났다고 AFP는 전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상점의 수는 50곳 이상이고 대부분은 나이지리아 등 외국인이 소유한 곳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런 외국인 상점 약탈은 최근 남아공에서 종종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남아공 남동부 항구도시인 더반에서 외국인 상점을 대상으로 한 시위가 일어나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근거로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높은 실업률이 유발한 외국인 혐오(제노포비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남아공의 실업률은 28%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로 인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극빈층들은 외국인 이민자들과 일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주 남아공 트럭 기사들은 외국인 기사 고용에 항의하며 전국적으로 파업을 진행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외국인 소유 상점에 대한 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외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에 대한 공격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남아공에서 그런 일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것(폭력 사태)이 당장 멈추기를 바란다"며 "폭력에는 정당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제프리 온예아마 나이지리아 외무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리석은 폭력"이라고 비판하면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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