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두고 '시끌'…알뜰주유소 인센티브에 일반업자 반발(종합)
"정부 알뜰주유소로 시장 왜곡" vs "주유소가 부당하게 가격 급인상"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 종료가 끝나고 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반 석유유통업체와 주유소들이 정부에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유류세 환원을 판매가격에 완만히 반영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시장 왜곡이며, 정부가 운영에 관여하는 알뜰주유소에만 기름값을 완만하게 인상하는 데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해서 경쟁자인 자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일반 주유소들이 유류세 인하 당시에는 재고 물량 소진을 이유로 가격을 천천히 내려놓고, 이번 유류세 환원 국면에서는 재고 물량이 있는데도 가격을 곧바로 올려 부당하게 이익을 보고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사단법인 한국석유유통협회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석유공사가 시장에 노골적으로 개입, 기름값 인상조정을 억제하면서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지난달 26일 알뜰주유소들에게 '유류세 환원 직후 2주 간 가격을 천천히 올리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정부는 유류세 한시적 인하가 끝나고 원래대로 돌아가면서 기름값이 갑자기 뛰지 않도록 완만하게 반영해달라고 업계에 주문해왔다. 이에 따라 최근 석유유통협회를 비롯해 대한석유협회, 한국주유소 협회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뜰주유소는 가격을 완만하게 올리는 데 대한 정부 인센티브를 받아서 가격을 천천히 올릴 수 있는 반면, 인센티브 없이 알뜰주유소와 경쟁하는 일반업체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석유유통협회의 항변이다.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기름값이 싼 알뜰주유소로 몰리기 때문이다.
석유유통협회는 "알뜰주유소는 세금 환원분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한 만큼의 손실을 인센티브로 상쇄해 손해를 거의 보지 않는다"며 "일반 주유소들은 유류세 인상 요인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도 못하고 인센티브도 없어 고스란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석유유통협회는 한국주유소협회와 함께 알뜰주유소 대상 인센티브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하고 언론 광고 등 대국민 여론전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이런 일반 주유소 업계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석유공사는 자료를 통해 "알뜰주유소는 시장 경쟁 촉진으로 유가를 안정시켜 국민 편익을 증진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유류세 환원과 관련해 알뜰주유소가 적정하게 판매 가격을 운영해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주유소들은 1~2주 정도 판매할 재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유류세 환원에 따른 세금 인상분을 즉각 반영하는 것은 유류세 인하 때 세금 혜택을 받아 싸게 구매한 물량으로 부당하게 추가 이익을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유공사는 이어 "알뜰주유소는 정직하게 유류세 환원 이전 구매한 기름은 그대로 저렴하게 제공하는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며 "유류세 환원 국면에서도 가급적 천천히 판매가격을 인상해서 국민편익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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