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줄기세포 이용 각막이식 세계 첫 실시…"환자 시력 회복"
오사카대 연구팀 임상연구…각막상피간세포피폐증 환자 호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각막(角膜) 세포를 난치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세계 최초로 실시해 환자가 시력을 회복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30일 보도했다.
오사카(大阪)대는 전날 다른 사람의 세포를 활용해 제작한 인공만능줄기세포(iPS세포)로 눈의 각막 세포를 만든 뒤 이를 40대 여성 '각막상피간세포피폐증' 환자의 왼쪽 눈에 이식하는 임상연구를 지난달 25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iPS세포로 만든 각막의 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이 행해진 것은 이번이 세계 첫 사례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신문이나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수준까지 시력을 회복해 지난 23일 퇴원했다.
산케이신문은 퇴원한 환자가 "눈이 잘 보인다"고 말했다며 이번 수술 결과가 많은 환자에게 큰 희망을 주게 됐다고 전했다.
'각막상피간세포피폐증'은 안구의 가장 바깥에 있는 '각막상피'가 감염이나 약의 부작용 등으로 상처를 입어 각막을 만들어내는 간세포가 상실되는 병이다. 각막이 불투명해지고 실명할 우려가 있다.
오사카대 니시다 고지(西田幸二) 교수 연구팀은 iPS세포를 각막세포로 변경 시켜 거부반응 발생 가능성이 낮은 원형에 투명한 시트(직경 3㎝·두께 0.03~0.05㎜) 형태의 각막 세포를 만들었다. 이 시트를 환자 눈의 하얗게 탁해진 부분을 절제한 뒤 이식했다.
기존의 각막상피간세포피폐증 환자의 치료에는 숨진 사람으로부터 기증받은 각막을 이식하는 수술이 행해졌지만, 수술 후 거부반응이 발생해 이식받은 각막이 분리되며 1년 내 재발하는 사례가 많았다.
마이니치신문은 iPS세포를 활용한 재생의료는 세포에서 암이 발생하거나 거부 반응이 발생하는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며 보급을 위해서는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iPS세포 활용 재생의료로는 다른 눈 질환인 '가령황반변성'(ARM) 환자에게 각막을 이식하고, iPS세포로 뇌의 신경세포를 만들어 파킨슨병 환자 뇌에 이식하는 등의 비슷한 시도가 진행된 바 있다.
재생불량성빈혈, 중증심부전, 백혈병, 관절 질환 등에 대해서도 iPS 재생의료 임상연구가 추진 중이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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