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링크트인 통해 스파이 포섭…외국관리 등에 접근"
NYT 보도…中, 전 CIA 요원 등 링크트인으로 포섭
"인력업체 내세워 獨서 1만명 접촉 시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중국이 비즈니스 인맥 구축 서비스 '링크트인'을 외국인 스파이 포섭 경로로 대대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일자리나 프로젝트 기회 등을 빌미로 링크트인을 통해 해외 전·현직 공직자와 전문가 등에게 접근하는 중국 측의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미 정보당국자 등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5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인 케빈 패트릭 맬러리는 중국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중국은 2017년 2월 싱크탱크 직원으로 가장한 중국 정보요원의 링크트인 메시지로 맬러리에게 처음 접근했다.
미 법무부가 작년 10월 경제 스파이 혐의로 기소한 중국 정보요원도 링크트인을 통해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 분야 엔지니어를 포섭한 것으로 수사에서 드러났다.
NYT는 '그레이스 우'라는 중국계 이름을 쓴 이용자가 링크트인 계정으로 덴마크 공직자에게 접근한 사례도 소개했다.
우는 자신을 중국 항저우 소재 헤드헌팅업체 DRHR에서 일한다고 밝히면서, 만남을 요청했다.
그러나 베이징에서 이뤄진 만남 현장에 나온 중국인들은 헤드헌팅업체가 아니라 정보 또는 안보 분야 요원으로 보였으며, "중국에서 큰 기회를 열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수상하다고 느낀 이 덴마크 관리는 거주지인 런던으로 돌아와 자신의 경험을 영국 정부에 제보했다.
독일 정보당국 조사에서 DRHR는 중국이 스파이 포섭을 위해 내세운 회사 3곳 중 하나로 2017년 12월 파악됐다. DRHR가 링크트인을 통해 접근하려 시도한 독일인은 1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정보당국은 중국 요원들이 링크트인을 위주로 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랑스인 4천명에게 접근하려 시도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링크트인은 DRHR와 우씨 등 연루된 계정을 폐쇄했다.
중국 요원들로 의심되는 링크트인 계정을 보면 백악관 인사들의 지인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그들이 백악관의 당국자에게 실제로 접근했거나 포섭 대상자들을 속이기 위해 허위 계정을 이용해 인맥을 만든 것처럼 꾸민 것이라고 NYT는 추측했다.
중국이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 링크트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링크트인 이용 목적이 구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공직 출신의 구직자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하고자 기밀 취급인가를 보유한 사실을 강조하는 편이라 중국 요원들이 목표물을 찾기는 수월하다.
또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 가운데 중국에서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링크트인이 유일하다. 링크트인은 중국 당국의 게시물 검열에 동의했기 때문에 중국에서 차단되지 않았다.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방첩안보센터(NCSC)의 윌리엄 이배니아 소장은 "중국 정보기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파이 포섭을 대대적으로 벌인다"면서 "목표물 하나를 포섭하려고 요원들을 미국으로 파견하는 대신에 중국에 앉아 가짜 계정으로 수천 명에게 친구 요청을 보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링크트인 측은 가짜 계정과 허위 활동을 색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NYT에 답변했다.
중국 외교부는 링크트인을 통해 스파이 포섭을 한다는 의혹에 관해 NYT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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