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찰, 정부비판 시민 또 격리…문부상 '소리칠 권리' 부정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경찰이 선거 유세장에서 정부·여당을 비판한 시민을 다시 격리했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4일 사이타마(埼玉)현 지사 선거 유세가 펼쳐진 JR 오미야(大宮)역 앞에서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문부과학상이 거리 연설을 하는 도중 대학생 A씨가 큰 소리로 "시바야마 물러나라. 민간시험 철폐"를 외쳤다.
민간 영어능력시험을 대학입시의 영어 성적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비판한 것이었지만, 경찰관들이 재빨리 A씨에게 달려와 유세장에서 떨어진 곳으로 격리했다.
이런 사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졌고, 반대 여론을 막기 위해 경찰이 시민을 격리했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일본 경찰은 앞서 지난달 15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晃)시에서 거리 유세를 할 때에도 "아베, 그만둬라. 돌아가라"고 외친 시민을 강제로 이동시킨 뒤 격리해 경찰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것은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의 발언이었다.
그는 27일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선거 활동의 원활함과 자유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유세장에서) 큰 소리를 낼 권리는 보장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입시개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수험생을 대변해 문부과학상에게 직접 주장을 호소하고 싶었다"며 "이런 목소리까지 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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