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마존 산불 해외지원 받을 수 있다…우리가 관리해야"
'주권침해' 이유로 G7 지원금 거절한 기존 입장 선회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아마존 열대우림을 덮친 대형 산불을 놓고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브라질이 산불 진화를 위한 해외 지원금을 조건부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오타비우 두 헤구 바후스 브라질 대통령실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부는 (해외)단체들은 물론 국가들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데 열린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바후스 대변인은 "중요한 점은 브라질에 들어오는 이 돈이 반드시 브라질인들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는 아마존 산불 진화를 위해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지원하기로 결정한 2천만 달러(약 242억원)에 대한 종전의 거부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오닉스 로렌조니 브라질 정무장관은 전날 현지 언론에 "고맙지만 그런 자금은 유럽에 다시 나무를 심는 데 쓰는 것이 더 유의미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집과 식민지들"이나 챙기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와 브라질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철회하면 G7의 지원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며 전면적 거부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바후스 대변인의 이날 성명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의 모욕 발언 철회'라는 요구를 사실상 내려놓았음을 시사한다고 AFP는 분석했다.
최근 자국에서 G7 정상회의를 주재한 마크롱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환경 문제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며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합의 취소까지 주장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AFP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지난 25∼26일에만 1천659건의 화재가 새로 발생해 올해 들어 총 8만2천285건을 기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아마존 유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전체 면적은 750만㎢에 달하며, 지구상 생물 종의 3분의 1 이상이 서식한다. 올해 초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상업적 개발을 허용하겠다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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