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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백색국가 제외 시행 D-1…추가 규제 주시하며 내부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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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백색국가 제외 시행 D-1…추가 규제 주시하며 내부 다지기
백색국가 제외 영향 가늠 쉽지 않아…정부, 시나리오별 대책 점검
韓수출은 '삼중고'…업계 "불확실성 커져 기업활동에 어려움"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고은지 기자 = 28일 한국이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제외됨에 따라 정부도 개별품목에 대한 추가 수출규제 시행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며 내부 기반 다지기에 들어갔다.
당장 28일부터 일본이 추가 규제 품목을 지정하는 등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은 작지만,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전환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 "한국 백색국가 제외, 내일부터 시행" / 연합뉴스 (Yonhapnews)
한국 수출이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라는 악재가 겹쳐 단기적으로는 국내 산업계가 한층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일본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품목을 규제할지 모니터링하면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피해 우려 업종에 신속하게 지원하는 등 일본의 조치로 인해 국내 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여러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별 대책을 짜놓고 범부처별 점검에 들어갔다.
한국이 일본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전략물자 1천194개와 비(非)전략물자라도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있는 품목은 대(對)한국 수출 시 일본 정부의 개별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다.

정부는 전략물자 중 상대적으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159개를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40여개, 반도체와 기계 각 20여개, 금속 10여개 등이 포함됐다.
민관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는 백색국가 제외 시행에 대비해 해당 품목을 수입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했으며 일본의 조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일대일 밀착지원을 할 방침이다.
28일 당일에는 백색국가 제외 발효에 따른 당정청 회의 등을 통해 관계부처 합동 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소재·부품 연구개발(R&D) 투자전략 등 대책 추진상황을 논의한다.
정부 관계자는 "백색국가 제외로 영향권에 들 수 있는 159개 품목을 미리 지정해 관리하는 만큼 당장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 대부분이 개별허가 대상이 될까 봐 지레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지정해 규제했던 지난달과 달리 백색국가 제외에 따른 영향은 당장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 내에서도 일본이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의 조치에 맞받아쳐 추가 보복을 할 수 있다는 의견과 일본 산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불가피하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8월 수출 역시 상승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관세청은 지난 1∼20일 수출이 13.3%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영향력 또한 점차 커질 수 있다.
만약 일본이 규제 대상 품목 추가 지정에 나서거나 핵심 품목의 대한국 수출을 지연한다면 한국 산업이 받은 타격은 한층 확대될 수 있다.
산업계로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미중 무역분쟁과 이에 따른 중국의 수요 축소로 이미 어려운 통상환경에 악재가 하나 더해지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추가 보복을 하지 않더라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글로벌 무역환경이 나빠지면 1차 타깃이었던 반도체 소재 업체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기업활동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산업연구원은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단기간 대체가 어렵거나 대체하더라도 현장 적용까지 시간이 걸리는 품목은 전체 대(對) 일본 수입액의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기업의 신뢰성 상실로 거래처 다변화가 이뤄지고 일본 기업의 독과점 체제가 붕괴하면 오히려 일본의 수출규제가 자국 산업의 기반을 약화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한국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통해 혁신형 연구개발(R&D) 지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인수·합병(M&A) 자금 지원, 수입 다변화 등 가용 가능한 정책 카드를 모두 동원하고 총 45조원에 이르는 예산·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다.
일본에 대한 대응조치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다.
정부는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 다음 달 2일까지 의견수렴을 한다. 시행은 다음 달 중순께가 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의견이 모였고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행 시점은 여러 정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선택한다.
산업부 당국자는 "법리 검토 등 실무는 거의 다 했다"면서 사실상 제소를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sungjin@yna.co.kr,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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