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화·몸집 불리기…오프라인 패션업체들, 생존전략 부심
삼성·LF 자구책 가동…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살리기' 집중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최근 몇 년간 유통환경 변화,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부진을 거듭하던 패션업체들이 온라인 강화, 몸집 불리기 등의 자구책을 내놓으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거래 70%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유통시장 변화에 맞춰 온라인 비즈니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온라인 강화 전략은 2017년 빈폴키즈를 온라인용 전용 브랜드로 재출시하면서 시작됐다.
빈폴키즈는 올해 8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하는 등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온라인 브랜드 전환 후 상품의 질을 유지하면서 가격만 낮춘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등교 점퍼', '나야 나 티셔츠', '내 아이 피케 티셔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도 성공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빈폴키즈의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 3월 밀레니얼 여성 고객을 겨냥한 온라인 전용 여성 브랜드 '오이아우어'를 내놨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2016년 사업을 접었던 한국형 컨템포러리 남성복 캐주얼 브랜드 '엠비오'까지 온라인 전용으로 지난달 재출시했다.
'엠비오'는 온라인을 통해 다시 등장한 후 디자인이 강화되면서 SSF샵, 무신사 등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통합 온라인몰 SSF샵은 지난 2015년 이후 매년 40%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누리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7%나 증가했다.
LF는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을 목표로 체급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 2006년 LG상사에서 계열 분리한 LG패션의 전신인 LF는 지난 2014년 미래생활문화기업을 뜻하는 '라이프 인 퓨처(Life in Future·LF)'로 사명을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음식 및 음료(F&B), 방송, 온라인유통, 보육서비스, 화장품 등 패션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특히 LF는 올해 초 국내 3위 부동산 신탁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의식주를 아우르는 종합 생활문화기업으로서 자리 잡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LF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3% 감소라는 '어닝쇼크'를 경험했지만 이런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도입하는 동시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국내 브랜드를 재기시키는 방식으로 패션업계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98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브랜드 '보브'를 인수해 매출 1천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로 키운 것으로 유명하다. 보브는 지난 2011년 중국 시장에 진출, 현재 중국 내 44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울러 2011년 최종 부도 처리됐던 패션 회사 '톰보이'를 인수해 '스튜디오 톰보이' 사업 재개 2년 만에 법정 관리를 졸업하고,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보브와 같이 1천억원대 매출 회사로 성장한 '스튜디오 톰보이'는 올해 4월 중국 진출에 이어 남성복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6천677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8억원으로 67.7% 늘었다. 매출 비중은 패션이 80%, 화장품이 20%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패션업계의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자구책들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이제는 더욱 적극적인 해외 진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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