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과도정부 함독 총리 취임…"평화와 경제위기 극복이 과제"
유엔에서 근무한 경제학자 출신…부르한 장군은 주권위원회 위원장에 취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수단 과도정부의 압달라 함독 신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취임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함독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정부가 먼저 할 일들은 싸움을 중단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건설하고 심각한 경제 위기에 대처하며 균형적인 외교정책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1956년 태어난 함독 총리는 유명한 경제학자 출신이다.
그는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80년대 수단 재무부에서 고위관리를 지냈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 유엔(UN) 아프리카경제위원회에서 활동했다.
AFP에 따르면 지난해 오마르 알-바시르 당시 대통령이 함독에게 재무장관에 지명했지만 함독이 이를 거절했다.
함독 총리는 앞으로 20명 미만의 장관들로 구성된 내각을 꾸려야 하며 국방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의 경우 군부가 지명할 예정이다.
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이날 군부와 야권의 공동통치기구인 주권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다.
부르한 장군은 올해 4월 바시르 전 대통령이 축출된 후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과도군사위원회(TMC) 위원장을 지냈다.
주권위원회는 군부와 민간인 11명으로 구성됐고 선거 전까지 39개월 동안 수단을 통치할 핵심 기구다.
부르한 장군이 초반 21개월 동안 주권위원회를 이끌며 나머지 18개월은 야권이 지명하는 민간인 지도자가 주권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앞서 수단 군부와 야권연대 '자유와 변화의 힘을 위한 선언'(DFCF)은 지난 17일 수도 하르툼에서 최종적인 권력 이양 협정에 서명했다.
수단에서는 지난해 12월 정부의 빵값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한 뒤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민중봉기로 번졌다.
결국 올해 4월 수단 군부가 바시르 대통령을 권좌에서 축출하면서 30년 철권통치가 마무리됐지만, 군부와 야권의 대립, 유혈사태 등으로 혼란이 이어졌다.
수단 야권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 군인들의 발포 등으로 사망한 시위대가 250여명이나 된다.
아프리카 동북부에 위치한 수단은 외화 부족, 물가 급등 등의 경제 문제를 겪고 있고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 수니파이다.
수단은 1993년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뒤 외국인 투자 유치, 금융거래 등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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