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세 불안에 해외이주 모색 부유층 늘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홍콩인 이민 신청 늘어"…대만·태국 등에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으로 홍콩의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현지 부유층 가운데 이웃 국가로 이주를 모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 이민국은 이민 전문 변호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몇 달 새 홍콩인들의 호주 이민 신청이 상당히 늘었다"고 밝혔다.
이민국은 500만 호주 달러(약 41억원) 이상 투자자에게 내주는 '주요 투자자 비자'(SIV)를 언급하며 "이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시점이 홍콩의 정정 불안 시기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로펌인 '베이커 앤 매켄지'의 시드니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빌 퍼글 변호사는 "고객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홍콩에서 SIV 비자를 신청하는 중국인이 확실히 늘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퍼글 변호사는 "대안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는 호주 이외에 동남아 국가에서도 감지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올해 들어 홍콩 주민들로부터 251건의 '말레이시아, 나의 두 번째 고향 비자'(MM2H) 신청을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외국인을 위한 MM2H 비자 담당기관은 "최근 2주 동안 홍콩에서 문의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태국 부동산 업계에서도 두 달 넘게 계속되는 홍콩의 시위 사태의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 밖에 계속되는 홍콩 시위 와중에 대만에 이민하고 싶어하는 홍콩인 수가 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만 이민청에 홍콩인이 이민이나 체류를 신청한 건수는 2천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늘었다.
송환법 반대 시위가 본격화한 6월과 7월 홍콩인의 이민·체류 신청은 68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5%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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