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A서 흥보가 완창 안숙선 명창 "자막보고 따라 웃고 울더라"
흥보가 전바탕 1시간30분 완창 예정…"LA 판소리 팬 만나 기쁘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영어 자막을 넣었더니 관객들이 따라 웃고 울고 하더라."
'국창' 안숙선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날아왔다.
25일(이하 현지시간) LA 도심 윌셔이벨극장에서 '흥보가 전바탕' 완창으로 미주 팬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이번 공연은 국악 대중화·세계화를 위해 안숙선 명창의 재능기부 이벤트로 마련됐다. 문화기획사 에이콤은 파격적인 '원 플러스 원' 입장 방식도 도입했다.
인간문화재 25호인 안 명창은 21일 LA한국문화원에서 한 인터뷰에서 "흥보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바탕으로 부를 예정이다. 앞뒤 전후를 알고 들으시면 훨씬 재밌는 소리를 즐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A 공연은 정말 많이 다녔다. 197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하고 가장 많이 온 곳이 LA"라면서 "요즘엔 제자 양성하느라 자주 못 왔는데, LA의 판소리 팬들을 대하게 돼 기쁘기 한량없다"라고 말했다.
이번 흥보가 전바탕 공연에는 영어 자막이 들어간다.
안 명창은 "예전에는 해외에서 공연을 해도 자막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영어 자막을 썼더니 관객들이 따라 웃고 울고 하더라. 판소리 구조도 아는 것 같더라"면서 "판소리 음악과 연기가 농축된 걸 이해하기 시작한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판소리 다섯 바탕인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꼭 지켜야 할 덕목을 담고 있다"라면서 "그런 철학, 덕목을 알려주는 것이 판소리다. 철학자의 말 한마디처럼 판소리를 듣다가 감동이 돼서 스스로 깨우치게 되는 것, 그런 철학의 소리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안 명창은 "체력이 닿는 한 어느 한 대목도 빼놓지 않고 다 들려드리고 싶다"면서 "판소리에서 희로애락을 느껴달라"고 주문했다.
공연을 주최한 미주예술원 '다루' 박창규 이사장은 "안숙선 명창의 소리를 직접 전해달라고 간청하고 간청해서 성사된 공연이다. 꿈에도 생각 않던 공연이 LA에서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흥보가 전바탕 중 박타는 대목, 흥보가 놀보에게 매 맞는 대목은 안 명창 특유의 구성진 가락으로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전바탕 완창은 1시간30분 걸린다.
국악계 프리마돈나 안숙선은 단아한 용모와 매력 넘치는 성음, 정확한 가사 전달과 자연스러운 연기로 국내외 팬들을 사로잡아왔다.
주요 공연 기록으로 판소리 다섯마당 완창(1986년), 유럽 8개국 순회공연(1988년), 파리가을 페스티벌 수궁가 입체창(2015년), 평창올림픽 음악제 평창흥보가 협연(2018년) 등이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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