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외교차관 "日 변화없어 안타까워…美, 우리입장 잘 이해"(종합)
美국무부 차관·차관보 연쇄면담…G7정상회의 앞서 대미 여론전 일환
"美, 대화 통한 해결에 공감…자기들 할 수 있는 일 하겠다는 입장"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을 방문한 외교부 이태호 2차관이 21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인사들과 잇따라 면담하고 일본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비롯한 현안을 논의했다.
전날 미국에 도착한 이 차관은 이날 오전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미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키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과 면담했다.
이 차관은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크라크 경제차관을 면담한 뒤 특파원들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그 사이 우리가 설명을 많이 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대통령이 8·15 광복절 때 상당히 긍정적인 톤으로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측에서 아직 태도 변화가 없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런 부분도 잘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미국측 분위기를 전해 달라는 질문에 "한국 측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다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우방국가 간 관계이기 때문에 창조적 해법을 잘 찾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제가 있으면 같이 앉아서 대화해야 해결이 되는데 일본이 지금 그런 부분을 안 하고 있어서 문제라는 것을 제가 얘기했다"며 "미국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스틸웰 차관보와의 면담에 대해서는 "일본 주장만 일방적으로 국무부에 전달되지 않도록 한국의 기본적인 입장도 잘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스틸웰 차관보는 "양국 간 대화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 미국은 양국이 대화를 잘 할 수 있도록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이 차관은 전했다.
미 국무부 동아태국은 트위터에 스틸웰 차관보와 이 차관과의 면담 사진을 올린 뒤 "두 사람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또 미 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만남에 대해 "비즈니스 하는 데 있어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이슈로, 이분들도 걱정이 많아서 한일 간에 빨리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조치가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자유무역의 원칙이라든지, 룰에 기초한 원칙에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그분들이 공개적으로 누구 편을 들어서 얘기는 못 하지만 심정적으로는 일본의 조치가 너무 자의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의 방미는 오는 24~2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할 것에 대비해 우리 정부가 회원국들을 상대로 선제적으로 여론을 환기하는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지난주에는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이탈리아와 독일,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이 프랑스와 영국을 각각 연쇄 방문했다.
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최근 캐나다를 방문해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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