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이란 원유 수출 막히면 호르무즈 위험해져"
이란 최고지도자, 내각에 '경제 최우선' 지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출이 완전히 막히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위험해진다고 2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예방해 "전 세계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0'으로 준다면 국제적으로 이용하는 수로(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을 일방적으로 압박하면 그들(서방)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고 중동의 안보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는 점도 모두가 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란의 무역을 모든 수법을 다해 막으려고 했지만 우리는 시장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라며 "이제 국제사회는 미국을 고립된 '약속 파기자'로 여긴다"라고 비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제재하는 원유 대신 석유 제품(휘발유, 경유, 석유화학 원료 등)을 수출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긴다면서 이를 위해 현재 정유 시설을 개선하는 동시에 신축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최고지도자에게 보고했다.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전략적 인내는 무한하지 않다"라며 "유럽 측과 협상이 잘되지 않으면 우리의 길(핵합의 이행 축소)을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로하니 대통령에게 "경제난을 해결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정부가 최우선으로 둬야 할 과제다"라면서 "국내 생산을 증진해 외부 침략자(미국)의 경제적 침탈에 맞서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또 외부의 군사·경제적 침략뿐 아니라 영화, 책, 미술, 공연 등을 통해 이란 국민의 정신을 타락 시켜 이슬람의 문화와 가치를 무너뜨리려는 문화적 침투도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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