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방적 방문 취소에 덴마크 '부글'
덴마크 총리 "화나고 놀라"…정치권 "모욕적" 비난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희망 의사를 일축한 덴마크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아 덴마크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하자 덴마크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들끓었다.
덴마크 정부는 "화가 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고, 덴마크 정치권은 "모욕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21일(현지시간) 덴마크 일간지 '폴리티켄'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취소에 "화가 나고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은 여전히 덴마크의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 초청 문제는 아직 열려있다면서 "이번 국빈방문 취소가 통상협력이든 외교, 안보 정책이든,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극우 성향 '덴마크 인민당'의 외교 담당 대변인은 "매우 충격"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마르그레테 덴마크 여왕에 대한 "매우 큰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모르텐 오스테르고르 덴마크 사회자유당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할 수 없다"면서 "현실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덴마크는 훌륭한 사람들이 사는 매우 특별한 나라지만, 그린란드 매입 논의에 관심이 없다는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의 발언에 근거해 나는 2주 뒤로 잡혀 있던 우리의 회동을 다른 때로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그레테 여왕의 공식 초청에 따라 당초 내달 2∼3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칼라 샌즈 주덴마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방문 취소를 알린 몇시간 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를 존중하며, 우리의 강력한 상호관계에 관한 많은 중요한 이슈들을 논의하기 위해 미래에 방문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에게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 방안에 대해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소문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터무니없다"면서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 나는 이것(그린란드 매입 검토)이 진지한 의미를 둔 것이 아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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