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야권 입헌민주-국민민주, 국회서 '反아베 연대' 결성키로
제1·제2 야당, 중의원·참의원서 각각 단일 '회파' 구성 합의
야권연대 추진 힘 받을 듯…개헌논의 참여 여부 놓고 갈등 여지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 등 리버럴(자유주의)계 야당들이 국회 내 의원 그룹인 '회파'를 공동으로 결성하기로 했다.
2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와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국민민주당 대표는 이날 낮 국회에서 회담하고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공동으로 회파를 결성한다는 데 합의했다.
회파(교섭단체)는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함께 하는 그룹이다. 보통은 1개 정당이 1개의 회파를 만드는데, 이번처럼 다른 정당이 같이 회파를 결성하는 경우도 있다.
통신은 두 정당이 가을 임시국회에서 거대 여당에 대항하려는 의도를 갖고 회파를 함께 결성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465석의 중의원에서 입헌민주당은 70석을, 국민민주당은 39석을 갖고 있다. 두 정당을 합한 의석은 109석으로, 자민당의 285석에 비하면 절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참의원의 경우 전체 의석이 245석인데,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이 각각 32석과 21석을 갖고 있다. 합하면 53석으로 역시 자민당 113석의 절반 이하다.
단일 회파 결성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에다노 대표는 "국민민주당의 지혜로운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으며, 다마키 대표는 "자민당에 대항할 수 있는 선택지를 국민에게 제시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당의 뿌리는 일본의 정통 야당인 민주당과 이를 잇는 민진당에 있다.
민진당은 지난 2017년 중의원 선거 직전 일부 인사들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희망의 당'에 합류하면서 분리됐다.
희망의 당에 합류하지 않은 인사들은 입헌민주당을 창당해 당시 중의원 선거에 임했고, 희망의 당에 합류했던 세력은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뒤 국민민주당을 만들었다.
이들 정당이 만들 회파의 세력은 자민당에 비하면 작은 편이지만, 구(舊) 민주당 세력이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 향후 일본공산당과 사회민주당 등을 아우르는 야권연대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권이 요구하는 개헌 논의 참여 여부 등을 두고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사이에 이견이 적지 않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대표는 지난달 말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다시 태어났다. 우리들도 개헌논의는 진행하겠다"며 개헌 세력으로의 변신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당 내에서 반발이 일었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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