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들로, 그린란드 매입검토설에 "부동산 잘 아는 트럼프가 원해"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그린란드가 분명한 거부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백악관 고위인사가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을 재확인했다.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매입 검토 지시설과 관련, "그것(구상)은 진전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어 "덴마크는 그린란드를 소유하고 있고, 우리의 동맹이다. 그린란드는 전략적 장소"라면서 "부동산 매입을 잘 아는 대통령(트럼프)이 살펴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해리 트루먼 미 행정부가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 매입을 위해 1억달러를 제안한 적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덴마크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에게 그린란드 매입 방안에 대해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커들로 위원장의 언급을 보도하면서 2명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아이디어에 대해 수주간 언급을 했고 참모들은 얼마나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매입 검토설은 2주 후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을 앞두고 나왔다.
WSJ 보도에 대해 그린란드 정부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비즈니스에는 열려있지만,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극우 성향 '덴마크 인민당'의 외교 담당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만약 그가 이 아이디어를 정말로 고려하고 있다면, 미쳤다는 증거"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약 210만㎢의 면적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의 섬이다. 인구는 약 5만6천 명이다. 18세기 초반 덴마크 영토로 편입된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2009년부터 자치권 확대를 달성했지만 외교와 국방, 통화 정책 등은 여전히 덴마크에 의존한다.
덴마크는 매년 그린란드 전체 세입의 절반을 웃도는 5억6천만 달러(약 6천800억원)의 예산을 그린란드에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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