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롤터, 미국의 이란 유조선 압류요구 거부…곧 출항(종합)
지브롤터에 나포된 그레이스 1호, 이름 '아드리안 다르야 1호'로 바꿔달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의 자치령인 지브롤터가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 호를 압류해달라는 미국 측의 요구를 전격 거부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브롤터 행정청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가 유럽연합(EU)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브롤터 행정청은 미국 정부의 요청에 응해 사법부에 그레이스 1호의 압류 결정을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브롤터 대법원은 지브롤터 해경에 나포된 이란 국적의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방면하라고 지난 15일 명령했다.
그러나 미 연방법원은 연방검찰의 요구에 따라 '그레이스 1' 호에 대한 압수영장을 16일 발부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에서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된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이란에서 시리아로 불법적으로 원유를 반출하는데 그레이스 1호가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브롤터 경찰과 세관당국은 지난달 4일 영국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지중해의 관문인 지브롤터 남쪽 4㎞ 해상에서 전장 330m 크기의 초대형 유조선 '그레이스 1' 호를 억류했다.
'그레이스 1' 호는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어기고 21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실은 뒤 시리아로 향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이란 정부는 '그레이스 1' 호가 불법으로 억류됐다며 영국 정부에 풀어 달라고 요구하던 중 보복 조치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를 나포, 호르무즈 해협 항해를 둘러싼 긴장이 커졌다.
그레이스 1호는 현재 배의 이름을 바꾸고 출항을 대기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브롤터 항구에 이란 국기를 달고 정박 중인 이 배는 선체의 '그레이스 1'이라는 이름이 지워지고 그 대신 새 이름인 '아드리안 다르야 1'이라는 이름이 선체에 쓰였다.
하미드 바에이디네자드 주영 이란대사는 이날 트위터에서 "특수 엔지니어 두 팀이 지브롤터에 도착했다"면서 "이 배는 오늘 밤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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