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류한 경기정점 내달 판정한다…2017년 3분기 유력
OECD 선행지수 등 하락세…현재 경기 하강 국면 '역대 최장' 가능성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정부가 앞서 판단을 보류했던 경기 정점 시기를 내달 중순 다시 논의해 결정한다.
예상대로 2017년 3분기를 경기 정점으로 판정한다면, 현재 경기 하강 국면은 역대 최장이 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중순 국가통계위원회 경제분과위원회를 열어 경기 기준순환일(정점) 설정을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한다.
정부는 앞서 6월 17일 위원회를 한 차례 열어 이 안건을 논의했지만,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이 우세해 정점 판정을 보류한 바 있다.
세간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두 차례나 판정을 보류하기에는 부담이 크기에 내달 위원회에서 경기 정점이 판정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은 일단 이번 주 전문가 그룹 회의를 열어 경기 정점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된 '제11순환기' 안에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기준으로 보면 2017년 3∼5월(101.0)과 2017년 9월(101.0)이 정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2017년 3분기(3.8%)가 정점이다.
두 지표의 정점이 겹치는 2017년 3분기가 제11순환기의 경기 정점이라는 판단이 우세한 이유다.
통계청이 2017년 3분기의 중간 지점인 2017년 8월을 정점으로 판정한다면 제11순환기의 경기 상승 기간은 53개월이 된다. 통계청이 경기 순환 기간을 처음 판정한 제1순환기(1972년 3월∼1975년 6월) 이후 가장 긴 상승이다.
동시에 현재 경기 상황은 제11순환기의 하강 국면에 속해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이달까지 제11순환기의 하강 국면은 2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제11순환기 하강 국면은 역대 순환기 중 가장 길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으로 6개월 안에 경기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제11순환기의 하강 기간은 역대 최장이었던 제6순환기의 29개월(1996년 3월∼1998년 8월)을 깨게 된다.
하지만 각종 지표나 대내외 환경을 보면 단시간 내에 경기가 반등하리라 예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는 작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개월 연속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는 4월, 동행지수순환변동치 전월차는 5월 각각 플러스로 반등했지만 6월에는 두 지표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CLI)도 역대 최장 내리막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6월 CLI는 98.85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6월부터 25개월째 연속 하락 중이며, 이미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9월∼2001년 4월 20개월 연속 기록을 5개월 넘어선 상태다.
OECD CLI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이기에 향후 경기가 더 침체할 가능성이 커질 개연성이 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가 최근 역전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외환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실상 위기 상황까지 가고 있다"라며 "실물경기 악화 속도가 빠르고 강도도 높아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일 김용범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높아지는 국내외 불확실성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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