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선 선두주자 vs 브라질 대통령, 벌써부터 '으르렁'
'좌파' 페르난데스, '극우' 보우소나루에 "인종주의자·여성혐오주의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선두를 차지한 좌파 후보와 이웃 브라질의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벌써부터 악담을 주고받으며 날을 세웠다.
아르헨티나 중도좌파 연합 '모두의전선' 대선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13일(현지시간) 현지 방송 Net TV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가리켜 "인종주의자이자 여성혐오주의자이고 폭력적"이라고 표현했다.
페르난데스는 "정치적으로 나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무 공통점이 없다. 그가 날 비난했을 때 매우 기뻤다"며 "내가 그에게 바라는 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석방"이라고 말했다.
앞서 11일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페르난데스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15%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리자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좌파가 집권하면 "아르헨티나가 베네수엘라의 길을 갈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그는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로 몰려드는 것을 언급하면서 "좌파가 아르헨티나에 복귀하면 또 다른 호라이마를 보게 될 것이다. 우리 아르헨티나 친구들이 여기로 도망 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설전은 남미 이웃 두 나라의 관계가 경우에 따라 크게 냉각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예비선거 결과대로 페르난데스가 승리해 아르헨티나에 4년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설 경우 브라질 극우 정권과는 사사건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페르난데스는 상대를 비난하면서도 상대국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브라질과는 매우 잘 지낼 것이다. 브라질은 앞으로도 우리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마크리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전체 삶에 한순간이듯, 보우소나루도 그렇다"며 브라질 우파정권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승리해도 양국 간에는 정상적인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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