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이슬람사원서 젊은 백인남성 총격…70대 신도가 제압(종합)
사원 인근 주택서 용의자 친척 숨진채 발견, "총격범 소행 의심"
(베를린·서울=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김서영 기자 =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70대 신도 1명이 다쳤다고 현지 신문 아프텐포스텐과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총격은 오후 4시께 수도 오슬로 인근 베룸 지역의 '알 누르 이슬람 센터'에서 발생했다. 희생제를 앞둔 사원에서는 5∼7명의 신도가 기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원의 지도자인 이르판 무스타크는 용의자가 검은 옷을 입은 젊은 백인 남성으로 보였으며,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백인 남성 용의자는 기도 중이던 70대 신도에게 제압된 뒤 경찰에 체포됐다.
무스타크는 "현장에서 흩어진 탄약통과 카펫에 묻은 혈흔을 봤다"며 "피투성이가 된 신도 1명이 총격범을 제압해 깔고 앉아있었다"고 전했다.
용의자를 제압한 신도는 경상을 입었으나, 총격으로 인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무스타크는 총격 사건에 앞서 사원 측에 온 위협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는 (이슬람 사원) 인근에 사는 노르웨이인"이라며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총격 사건에 이어 이슬람 사원 인근의 한 주택에서는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 여성이 총격사건 용의자의 친척이라고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의 죽음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면서 용의자를 상대로 여성을 살해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구권에서 백인 민족주의자의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호주 출신 총격범 브렌턴 태런트가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 난입해 50여명을 살해하는 등 최악의 테러를 저질렀다.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사건 용의자는 범행 전 작성한 성명서에서 노르웨이의 테러범 안드레스 브레이비크 등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브레이비크는 2011년 오슬로 정부청사 앞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고 우퇴위아섬에서 여름캠프에 참석 중인 청소년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모두 77명을 살해했다. 그는 법정 최고형인 징역 2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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