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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수출규제 겁 안나"…원료 국산화 성공한 화장품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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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수출규제 겁 안나"…원료 국산화 성공한 화장품 업계
동일본 대지진 후 자체 연구개발로 日원료 의존도 낮춰
아모레퍼시픽, 미백성분 개발…코스맥스·콜마, 차단제 대체 성공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일본산 원료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업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업계 내에선 국산 원료 개발에 상당 수준 성공해 이미 일본 원료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는 평가가 많다.
2011년 동일본 지진 후 일본산 원료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자 화장품 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체재 개발에 집중한 결과다.

11일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화장품 원료는 1억3천489만달러(1천633억원)어치로, 전체 화장품 원료 수입 물량의 23.5%를 차지한다.
일본은 화장품 원료 강국으로, 우리나라도 한때 일본산 원료 수입 비중이 50%를 넘었지만, 현재에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일본 원료는 피부 미백 성분인 알부틴과 자외선 차단제(선크림)에 쓰이는 이산화티타늄 분말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자체 연구소를 통한 연구·개발(R&D)로 이런 원료 대체에 대부분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을 통해 알부틴을 대신할 미백 기능성 소재를 개발해 자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미백 원료로는 멜라솔브, 닥나무추출물, 유용성감초추출물, 셀레티노이드, 흰감국추출물, 삼백초추출물, 백화사설초추출물 등이 있다.
특히 멜라솔브는 미백에 기미·검버섯을 개선하는 효과가 더해져 피부를 투명하게 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해외에서 더 유명한 소재다. 색소 침착을 개선하는 이 원료는 헤라 화이트 프로그램 라인에 주로 쓰인다.
닥나무추출물과 흰감국추출물은 한국 토종 식물인 닥나무와 감국(약용 국화)에서 발견한 성분이라 의미가 크다. 아모레퍼시픽은 두 식물에 미백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미백 기능성 소재로 등재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전문업체 코스맥스도 자체 연구소인 '소재 랩'을 통해 화장품 핵심 소재를 개발함으로써 일본 원료 비중을 전체 10%까지 낮췄다.
지난해에는 노화를 억제하는 항노화 유익균인 마이크로바이옴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아울러 자외선 차단제 원료인 티타늄옥사이드, 산화아연 등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독자적인 입자 코팅 기술과 분산 기술을 확보했다.
아울러 일본에서 수입하는 원료가 대부분 파우더, 실리콘, 계면활성제 등인 것을 고려해 국내 최대 화장품 원료업체와 손잡고 신규 계면활성제 개발해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다른 화장품 ODM 업체인 한국콜마도 일본 SK-Ⅱ 피테라 에센스에 들어가는 곡물 발효 성분과 이산화티타늄 분말을 대체할 수 있는 징크옥사이드를 자체 개발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다른 산업과 달리 화장품은 특정 국가나 회사를 고집하는 경향이 강하지 않아 원료 개발만 성공하면 대체에 수월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국내업체들의 적극적 개발 노력이 없었다면 일본 수출 규제에 이같이 원활하게 대처하진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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