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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포인터가 공격 무기?"…홍콩 한밤중 '레이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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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포인터가 공격 무기?"…홍콩 한밤중 '레이저 시위'
레이저 포인터 산 대학생 체포되자 항의 시위…법조계는 '침묵시위'
홍콩 법조계 "'백색테러' 기소 안 하면서 시위대 폭동죄 기소 웬 말"
中 민족주의 성향 누리꾼, 홍콩 시위대에 '온라인 전투' 벌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레이저 포인터'를 산 대학생이 공격용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되자 이에 항의하는 1천여 명의 시민들이 '레이저 시위'를 벌이며 이에 항의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밤 홍콩 침사추이 지역에 있는 홍콩 우주 박물관에는 각자 손에 레이저 포인터를 든 1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로이터 영상]
이들은 손에 든 레이저 포인터로 박물관 앞에 있는 커다란 돔에 빛을 쏘아대며 '광복 홍콩·레이저 포인터 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는 최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외치는 '광복 홍콩·시대 혁명'의 구호를 바꾼 것이다.
한밤중의 '레이저 시위'는 지난 6일 홍콩의 잡화 상가 밀집 지역인 쌈써이포에서 대학생 케이스 풍(20)이 레이저 포인터를 샀다가 인근에 잠복해 있던 사복경찰에게 체포된 것에 항의하는 시위였다.
홍콩 경찰은 홍콩침례대학 학생회장인 케이스 풍이 레이저 포인트 10개를 샀으며, 시위 때 경찰에 강한 빛을 쏘는 무기로 이를 활용할 수 있어서 '공격용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 1천여 명이 6일 밤 쌈써이포 경찰서로 몰려가 거센 항의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했고, 시위 참가자 9명이 체포됐다.
논란이 커지자 전날 경찰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케이스 풍이 소지했던 레이저 포인터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그의 체포를 정당화하려고 애썼다.
시연회에서 경찰이 레이저 포인터로 종이에 빛을 쏘자 10초 만에 종이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홍콩 경찰은 최근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가 쏜 레이저 포인터에 화상을 입은 경찰이 3명이라면서 레이저 포인터를 '레이저 총'이라고 지칭했다.
하지만 경찰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레이저 시위에 참여한 존(40) 씨는 "경찰이 '공격용 무기'라고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레이저 포인터를 지닌 사람을 체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케이스 풍이 레이저 포인터로 누군가를 공격하려고 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홍콩 법조계 종사자 3천여 명은 센트럴 지역의 홍콩대법원에서 애드머럴티에 있는 법무부 건물까지 '침묵 행진'을 하면서 송환법 철폐를 요구하고 최근 시위 대처 과정에서 사법당국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달 28일 도심 시위에서 경찰과 충돌했던 시위 참가자 44명을 폭동 혐의로 기소한 것을 '정치적 기소'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법조계 출신 야당 의원인 데니스 궉은 "무고한 시민을 공격한 사람들은 기소하지 않으면서 시위에 참여한 젊은이들은 폭동 혐의로 기소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밤 발생한 '백색테러' 혐의로 체포된 24명 중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대만 무더기 기소한 것을 비판한 발언이다.
지난달 21일 밤 홍콩 위안랑 전철역에는 100여 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들이닥쳐 쇠막대기와 각목 등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와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고, 이로 인해 최소 4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법조계는 송환법을 추진했던 당사자인 테레사 청 법무부 장관이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기소하는 것 자체가 '이해관계 충돌'의 문제를 안고 있다며 '독립 기소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중국의 민족주의 성향 온라인 그룹 '디바 포럼'이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를 겨냥한 '온라인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이들은 송환법 반대 시위를 옹호하는 가수 데니스 호, 야당 의원 클라우디아 모, 시위 주도 단체인 민간인권전선 등의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 몰려가 중국 국기나 비판성 댓글 등으로 이를 도배한다.
심지어 호주나 뉴질랜드 등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이는 홍콩인 유학생에게 온라인으로 살해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고 SCMP는 전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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