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환율전쟁 확전에 미국 기준금리 추가인하론 확산
보험성→실제위기 대응…금융시장엔 내달 0.25%p 인하확률 72% 반영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연준이 최근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가 커지는 데 대응해 금융여건을 완화하고 기업의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중 통상갈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추가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서도 반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팀 듀이 미국 오리건대 경제학 교수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결정이 "충격적인 일"이라며 지난달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잠재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보험 성격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듀이 교수는 "리스크가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그 가능성은 연준이 대응해야 할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달 30∼3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낮췄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는 향후 경제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보험성' 인하이며 장기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인하가 반드시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라고 밝혀 추가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간 공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에도 트윗에 "기대를 저버렸다"며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자기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환율을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중국을 비판하며 "연준도 듣고 있냐"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재차 촉구했다.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리들은 중앙은행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치적 입김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통상정책 탓에 발생하는 리스크 때문에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움직일 처지에 몰린 것도 사실이다.
뱅크오브웨스트의 이코노미스트 스콧 앤더슨은 "연준은 자신들이 정부 정책이나 무역전쟁에 굴복했다고 시장이 여기기를 원치 않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경제적 위협에는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도 이미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다음 달 17∼18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71.9%로 보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연내에 현재 2.00∼2.25%인 기준금리를 1.25∼1.50%까지 0.7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40.8%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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