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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 속 11년만에 달러당 7위안 돌파…"美관세에 반격"(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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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 속 11년만에 달러당 7위안 돌파…"美관세에 반격"(종합3보)
中, 무역갈등 장기화 대비 위안화 절하 용인해 '보복수단화' 관측도
인민은행 "위안화 가치 하락, 미국 탓"…미중 무역협상에 추가 악재
이강 인민은행장 "위안화 환율 합리적 수준…무역전쟁 수단 안 삼아"




(상하이·홍콩=연합뉴스) 차대운 안승섭 특파원 = 위안화 환율이 11년 만에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했다.
최근 상하이에서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에서 뚜렷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하고, 중국의 경기 하방 압력 역시 여전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나아가 시장에서는 중국이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에 대비해 위안화 평가절하 흐름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용인하면서 대미 보복 수단화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전 거래일보다 1.98% 급등한 7.1092위안까지 치솟았다. 2010년 개장한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역내 시장에서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3% 급등한 7.0397위안까지 올랐다.
역내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오후 4시 20분(현시지간) 현재 역내·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각각 7.03위안, 7.07위안대에서 형성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도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이날 오전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크게 올려 고시하면서 시장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인민은행은 이날 거래 기준이 되는 중간 환율을 달러당 6.9225위안으로 고시했다. 인민은행이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처음으로 6.9위안 이상으로 올리자 시장은 중국 정부가 '포치' 용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대규모 자본 유출, 증시 폭락 등을 유발함으로써 중국 경제 전반에 큰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1달러=7위안'이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왔다.
반대로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효과를 부분적으로 상쇄시킬 수 있어 중국 수출 기업에 부분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고 나온 상황에서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방식으로 반격을 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위안화 약세로 트럼프에게 반격을 가했다"며 "이런 움직임은 그간 중국이 통화 가치를 조종했다고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감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클라우디오 파이런은 CNBC에 "나는 이것이 (중국의) 명백한 보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띠는 가운데 11년 만에 나타난 '포치' 현상은 미국의 반발을 불러 미중 무역 협상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간 미국 정부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를 저평가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의 주요 의제로까지 올린 상태였다.
그러나 중국은 11년 만의 '포치' 발생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인민은행은 5일 발표한 '책임자' 명의 성명에서 "일방주의와 보호 무역주의 조치 및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 예상 등의 영향으로 오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섰다"며 "이는 시장의 수급과 국제 환율 시장의 파동을 반영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인민은행은 이어 "과거 20년 위안화 환율의 변화를 돌이켜보면 환율이 달러당 8위안을 넘던 때도 있었다"며 "'7'이라는 숫자가 무슨 방파제 같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강(易鋼) 중국 인민은행장은 이날 인민은행 웨이신(微信·위챗)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8월 이후 많은 통화가 미국 달러보다 평가절하됐으며, 위안화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다"며 "이는 시장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합의 정신에 따라 시장이 환율을 결정하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쟁적인 평가절하나, 환율을 무역전쟁 등의 수단으로 삼는 행위는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나 시장 수급 균형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위안화 환율은 합리적 수준에 있다"며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이 합리적인 균형 수준에서 안정을 이루도록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능력이 있다"고 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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