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줄기세포 치료, 방법을 바꿔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심장벽의 중간층을 구성하는 심근은 심장을 수축-이완시켜 박동하게 만드는 심장의 중요한 조직이다.
심근은 심근경색 등 여러 원인으로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그래서 줄기세포를 심근세포(heart muscle cell)로 분화시켜 심근조직에 이식하는 연구가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식한 심근세포 대부분이 며칠 안에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로 심근세포와 함께 심장벽의 가장 바깥층을 형성하는 심외막 세포(epicardial cell)를 동시에 만들어 이 두 가지 세포를 한꺼번에 심근에 주입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외막 세포는 심장이 처음 형성되고 활동하는 기관으로 성장해 나갈 때 여러모로 도와주는 일을 하는 지지세포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심혈관 재생의학연구소의 산자이 시나 교수 연구팀은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만능 원시세포인 인간 배아줄기세포로 심근세포와 심외막 세포를 동시에 만들어 한꺼번에 심근에 이식하면 심근세포가 죽지 않고 잘 자라고 심근세포의 기능도 강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3일 보도했다.
시험관 실험에서 이 심근세포와 심외막 세포를 섞어 심장조직에 주입했을 때 심외막 세포가 심근세포의 성장과 성숙을 돕고 심근세포의 수축과 이완 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뒤이어 진행된 심근이 손상된 쥐 실험에서는 심근세포와 심외막 세포를 함께 이식했을 때 이 두 세포가 모두 생존을 유지하면서 손상된 심근과 혈액세포를 회복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심근세포는 증식하면서 2.6배나 몸집이 더 커지는 한편 미세혈관까지 만들어지면서 이식 조직에 더 많은 혈관망이 형성됐다.
이식조직에 혈관망이 형성된다는 것은 이식조직이 손상된 조직의 수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뜻이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앞으로 심외막 지지세포가 어떻게 심근 재생을 돕는지 그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규명되면 직접 임상시험을 통해 심장재생 치료법을 시도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심장에서 혈액을 온몸으로 펌프질해 내보내는 기능이 저하된 심부전 환자의 손상된 심장은 재생이 불가능하다. 유일한 방법은 심장 이식뿐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로 손상된 심장을 재생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생명공학'(Nature Biotechnology) 최신호(8월 2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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