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형 땀 센서로 체온·땀 소실량부터 포도당 농도까지 측정 가능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덥고 습한 여름철, 계속 흐르는 땀은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지만 땀은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데 이용할 수도 있다. 혈액을 얻을 때처럼 주삿바늘을 찌르지 않고도 몸 밖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데다 다양한 화학적 생체정보를 담고 있어 최근 땀을 이용해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센서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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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피부에 파스처럼 붙이는 스티커형 센서는 가볍고 이물감이 적어, 일상에서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운동선수의 강도 높은 훈련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정일 국민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이런 스티커형 땀 센서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최 교수는 "땀에는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마커들이 존재한다"며 "땀 속 염화이온 농도로 전해질 부족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포도당 농도를 바탕으로 혈당을 유추할 수 있으며 땀의 양을 측정해 탈수 정도를 확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운동할 때나 사우나 등에서 붙이고 있으면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스티커형 센서를 만들어 2월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ACS 센서'에 발표했다. 센서에는 땀을 모을 수 있는 수백 ㎛(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길이의 채널이 여럿 나 있다. 채널 속에는 땀 속 포도당 농도를 비롯해 염화이온과 젖산 농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물질이 들어있어 농도에 따라 다른 색으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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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염화이온 농도가 10mM일 때는 센서에서 흰색에 가깝게 보이지만 25mM이 되면 분홍색, 100mM이 되면 보라색 등으로 짙어진다. 포도당 농도 역시 10μM일 때는 흰색으로 보이지만 75μM에서는 옅은 노란색, 125μM에서는 개나리색으로 진해진다. 센서로는 땀 소실량도 알 수도 있으며 피부 표면 온도도 측정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색을 기반으로 각 물질의 농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맨눈으로 건강 상태를 연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기회로가 없어, 적은 단가로도 센서를 생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6월에는 땀이 센서에 들어온 시간까지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제작해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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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스티커형 땀 센서는 운동 뒤 수분 섭취를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도와 선수의 경기력을 극대화하도록 스포츠 분야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2월에는 수영선수나 철인 3종 경기 선수도 이용할 수 있게 방수 처리된 땀 센서를 제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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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센서로는 땀 속 염화이온의 농도와 모은 땀의 양, 피부 온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센서 가장 윗부분에는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이 있어 측정한 데이터를 태블릿PC나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다. 전송된 정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변경된다.
최 교수는 "운동을 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에서 흘리는 미세한 땀을 이용해 몸 상태를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연구 방향을 전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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