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한일 갈등으로 중국 반도체산업에 기회 왔다"(종합)
"한국의 대규모 생산능력 중국으로 이전될 것" 기대
환구시보, 한국의 대일 강경대응 조롱하는 듯한 칼럼 실어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윤구 안승섭 특파원 = 최근 한일간의 갈등이 첨예해진 것은 중국 반도체 산업에 기회가 온 것이라고 중국 관영 언론이 평했다.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참고소식은 1일 한국과 일본 언론을 인용해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중국에서 새로운 공급업체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사태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도 영향을 받겠지만 반도체 산업의 기회를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의 무역전이 산업 사슬 구조에 가져오는 새로운 변화와 함께 중국 기업이 판도를 깰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리정은 일본과 한국의 몇몇 기업이 중국을 산업 사슬에 끌어들이거나, 심지어 부분 산업 사슬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오랫동안 독보적인 반도체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일부 일본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하기 시작할 것이며 반도체 부품 제조 영역에서는 한국 업체들이 한국의 생산 능력을 중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고소식은 중국이 반도체, 특히 집적회로 제조 부문에서 신속하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웨이퍼 생산능력이 이미 북미를 능가했으며 5년 안에 배로 늘어 47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보도를 인용했다.
리정은 한국의 대규모 생산능력이 중국으로 이전된다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완전성이 높아지고 세계 반도체 제조업의 중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타격을 입겠지만 중국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핵심 경쟁력을 향상할 기회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강력히 대응하는 한국의 전략을 조롱하는 듯한 칼럼을 게재했다.
뤼번푸(呂本富) 중국과학원대학 교수는 '한·일 분쟁이 제삼자에게 주는 교훈'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미국에 중재를 요구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였지만 거의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자병법의 '힘이 약하면 도망치거나 피해야 한다. 약한 군대가 굳게 지키면 강한 적에게 포로로 잡힌다'는 구절을 인용했다.
이어 '병력이 다섯 배면 공격한다'는 손자병법의 구절도 인용하면서 한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일본이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뤼 교수는 "만일 공급처가 한 곳뿐이라면 스스로 부품을 연구·개발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의 말을 인용해 핵심 소재의 공급 다변화와 자력 개발이 한·일 분쟁이 주는 교훈이라고 밝혔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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