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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억만장자 절친, 美중동정책 관련 비선실세 행세?
선거운동 당시부터 사우디 원전수출 주장하며 관련사업 벌여
美하원 "정부 정책결정과 기업·외국의 이해 경계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억만장자 사업가가 미국의 중동 정책 방향을 배후에서 좌지우지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 감독개혁위원회는 이날 레바논계 미국인 투자가 토머스 J. 배럭 주니어와 관련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부동산 투자회사 '콜로니 캐피탈' 창업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30여년 지기인 배럭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기부금 모금 과정에 외국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업가들의 돈이 들어왔는지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보고서는 배럭이 2016년 선거운동 당시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에 원자력 발전소 수십기를 짓고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사업 계획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배럭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 연설 초안을 아랍에미리트(UAE) 사업가인 라시드 알-말릭에게 미리 넘겨줬다.
말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당국자들에게 초안을 보여줬고, 배럭은 초안 내용에 대한 이들의 의견을 당시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에게 전달했다.
당시 배럭과 말릭은 미국 법무부에 외국의 이익을 대리하는 로비스트로 등록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배럭은 이후에도 전직 백악관 관료 등이 이끄는 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 'IP3'와 손을 잡고 정부 당국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나 UAE 대사로 임명해 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배럭과 IP3는 2017년 중반에는 미국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대형 원전 제작 역량을 지닌 원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보고서는 배럭이 웨스팅하우스 인수전에서 브룩필드 자산운용이 승리하자 브룩필드 측에 사업참여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브룩필드 자산운용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가족이 소유한 맨해튼 빌딩을 99년간 임차하는 계약에 합의해 사실상의 자금지원을 했다.
감독개혁위는 익명의 민간기업들로부터 받은 수천건의 문서를 통해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몇몇 정부 기관은 감독개혁위에 일부 문서를 제공했으나 백악관은 자료제공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감독개혁위는 "트럼프 정부는 정부의 정책 결정과 기업 및 외국의 이해를 통상적으로 구분 짓는 선을 사실상 없애버렸다"면서 "국민은 백악관이 국가안보와 핵무기 확산 방지보다 대통령 친구들의 잠재적 이익을 흔쾌히 앞세우려는 것인지 알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백악관과 IP3는 즉각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하원 감독개혁위는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쿠슈너가 공무에 개인 이메일 등 비공식 수단을 쓴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하원 감독개혁위원장인 민주당 흑인 중진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의원을 겨냥한 공격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커밍스를 '잔인한 불량배'라고 공격하면서 그의 지역구로 인구의 60%가 흑인인 볼티모어를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말해 인종차별 논란을 불렀다.
그는 28일과 29일에도 "볼티모어는 이 나라에서 최악의 범죄 통계를 갖고 있다. (커밍스는) 25년간 말만 하고 아무 행동이 없다"면서 공격을 이어갔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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