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유엔 안보리 개혁 지지…다자기구 역할 확대 촉구
베네수엘라 사태해법은 입장 차이…'中·러·印 vs 브라질' 구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5개국이 유엔 개혁과 다자기구의 역할 확대를 촉구했다.
브릭스는 2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국제법에 대한 존중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유엔 개혁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회담에는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나레디 판도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 장관, 비제이 쿠마르 싱 인도 도로교통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외교장관들은 폐막선언을 통해 "국제법을 존중하고 주권 국가들의 평화·안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협력하는 국제 시스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한다"면서 "다자주의와 국제관계에서 유엔의 중심적 역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개혁과 강화를 강조하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모두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교장관들은 유엔이 보다 효율적인 기구가 되려면 브라질·인도·남아공 등 개도국들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포함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베네수엘라 문제를 둘러싸고는 날카로운 신경전이 이어졌다.
브라질의 아라우주 장관은 "국제사회는 베네수엘라에서 나오는 자유를 위한 외침에 답해야 한다"면서 "베네수엘라가 민주주의를 회복되고 기아와 가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라우주 장관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외부의 지원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마두로 퇴진을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브릭스 국가들이 가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베네수엘라 문제에 대한 외부의 개입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면서 "다른 국가의 간섭 없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베네수엘라 국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반박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산 석유 최대 수입국이 된 인도도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에 공감을 표시했다.
베네수엘라 위기가 심화한 이후 친미(親美)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는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으나 러시아와 중국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브릭스는 오는 11월 13∼14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제11차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브릭스 정상회의가 브라질에서 열리는 것은 2010년과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정상회의에 맞춰 상파울루 시에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이 설치될 예정이다.
NDB는 지난 2015년 설립 이래 교통, 청정에너지, 도시·농촌 환경 개선, 효율적인 물 사용 등 30여개 프로젝트에 대해 금융지원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NDB의 자본금은 현재 53억 달러 수준이며 2022년까지 3년 안에 100억 달러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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