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학생 집단괴롭힘 5분의 1이 '사이버폭력'…남학생의 3배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겪는 집단괴롭힘에서 사이버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집단괴롭힘을 당한 여학생 5명 중 한 명은 사이버폭력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는 남학생의 세 배가 넘는 비율이다.
26일 A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국립교육통계센터(NCES)는 2016~2017학년도에 미국 내 중·고교를 다녔던 12∼18세 남녀 6천117명을 상대로 집단괴롭힘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20.2%는 집단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성의 16.7%, 여성의 23.8%가 피해를 호소했다.
온라인이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사이버폭력은 전체 집단 괴롭힘 피해의 15.3%를 차지해 2014~2015학년도에 진행된 같은 조사(11.5%)에서보다 소폭 늘었다.
사이버폭력 피해는 특히 여학생에서 심각했다.
NCES는 여학생 집단 괴롭힘 피해의 21.4%가 사이버폭력으로 인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는 2014~2015학년도(15.9%)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남학생의 집단 괴롭힘 피해에서 사이버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6.8%로 2014-2015 학년도(6.1%)와 큰 차이가 없었다.
사이버폭력은 인종별로는 백인이 대상이 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중학생(전체 피해사례의 약 12%)보다 고교생(전체 피해사례의 약 19%)에서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버폭력 피해자들의 90%는 온라인에 자신을 비방하는 루머가 나돌았다고 털어놨다. 이는 오프라인상의 집단 괴롭힘에서 유언비어가 차지하는 비중(62%)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NCES 보고서에는 사이버폭력 가해자들이 누구인지와 관련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학생들 사이에서 사이버폭력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여학생 간 집단 괴롭힘 피해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비영리 기구 카인드 캠페인의 공동창립자 로런 폴은 학교 현장에서 접하는 피해 사례의 90%가량이 여학생 간에 벌어지는 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주 안에 '좋아요'나 팔로워를 일정 수 이상 모으지 못하면 따돌림을 당할 상황에 처한 여학생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대부분 경우 (문제는) 다른 여학생들과의 사이가 어떻게 되고 있는가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미국학교관리자협회(AASA)의 브라이언 요페 교육·청소년육성 국장은 이처럼 사이버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사이버폭력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요페 국장은 "이것은 학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온라인상의 괴롭힘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 중인 트위터나 페이스북보다 학교가 더 나은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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